한국은행은 수출 부진에도 10~11월 국내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11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16개 지역본부에서 지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10~11월중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경권(대구경북)만 경기 판단이 보합을 유지했고, 나머지 권역인 수도권과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강원권, 제주권은 모두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생산 부진…부동산임대·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은 호조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의 경우 휴대전화, 자동차 생산은 늘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철강 등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3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호남권과 제주권만 소폭 증가하고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강원권은 보합, 대경권은 소폭 감소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주택거래 호조로 부동산임대업이 호조를 이뤘고, 국내외 관광객 증가 등으로 도소매업, 음식숙박, 관광여가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모든 권역에서 증가했다.
특히 도소매업은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개최 등의 여파로 백화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음식·숙박업도 중국 국경절을 맞아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잇따라 연기됐던 행사가 10~11월중 다시 열리면서 수요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동남권과 메르스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 제주권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보고서는 "향후 서비스업 생산은 국내외 관광객수 증가와 주택거래 증가세로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최근 판촉활동 축소를 계획하고 있고, 가계의 소득 개선도 지연될 전망이어서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 늘고, 수출 부진…앞으로도 지속될 전망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가 소폭 늘어났다.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정부의 갖은 부양책에 힘입어 모든 권역에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세값 상승과 월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가계의 주거비가 늘면서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IT(전자기기) 및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보합 수준을 보였다. 향후 설비투자는 소극적인 신규 투자가 예상됐으나 충청권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업종에서 대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부진했다. 10월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고, 권역별로는 제주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전망도 흐렸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 등 후발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반도체는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감소하고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선반도 해양플랜트의 부진으로 본격적인 회복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전셋값 상승세 둔화됐으나…전셋값 상승세 이어질 듯
10월중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은 각각 0.3%와 0.4% 상승해 3분기(월평균 0.4%, 0.5%)보다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전세가격은 전세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권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는 충청권과 호남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계부문을 중심으로 다소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가계부문의 경우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부문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완화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한해서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월중 전체 고용률(계절조정)은 60.3%로 3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고, 실업률은 3.4%로 전분기(3.6%)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으로 3분기(0.7%↑)보다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