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대원과 자살폭탄공격조가 8일(현지시간) 저녁 늦게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국제공항을 습격해 최소한 3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아시아타임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정부군의 군복을 입고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탈레반의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또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탈레반 측에서도 최소 10명이 숨졌다. 부상자의 대다수는 상점 주인으로 탈레반에 의한 폭탄 폭발이나 집중사격으로 발생했다.
칸다하르 공항은 미군과 미국중앙정보국(CIA),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아프간 정부군의 주요 군사 기지로 활용되기 때문에 아프간 남부 지역에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NYT는 익명의 아프간 군 고위 장교를 인용, 자살폭탄공격조가 이날 오후 6시20분께 보안을 뚫고 침입한 뒤 현재 상점으로 쓰이는 오래된 학교 건물에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보도했다.
학교 건물은 나토 연합군의 기지와 아프간 군인 가족이 머물고 있는 주택과 매우 가까운 편이다. 탈레반 무장대원들을 제압하기 위해 나토의 헬리콥터와 군용기도 동원돼 학교 건물을 공격했으며 탈레반과 아프간 군인 간 교전은 밤 11시까지 벌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아프간 안보당국의 한 소식통은 신화통신에 "최소 6명이 자살폭탄 재킷을 입고 로켓탄 발사포와 총으로 무장했다"며 "그들은 공항 인근 학교를 장악하고 공항에 여러 발의 로켓포를 쐈으며 보안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프간 군 고위 장교는 NYT에 "아직 얼마나 많은 탈레반 대원들이 공격을 수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親)탈레반 성향의 한 웹사이트는 "순교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이 가벼운 중화기로 무장한 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공군 기지로 진입해 침략자와 용병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은 "대원 10명에게 아프간 군복을 입혀 (칸다하르 공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공항의 군사기지 뿐만 아니라 아프간 군인을 포함한 공무원들이 살고 있는 주택도 함께 공격했으며, 일부 민간 상점은 방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1월에도 칸다하르 지역에서 군인 1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한 자살폭탄 공격을 벌인 바 있다.
또 10월에는 쿤드즈 시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아프간 군인을 공격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지난 4월 말부터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서방이 지원하는 정부군에 맞서 공격을 개시해 올 여름 동안 공격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