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자재 수입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해상을 통한 원자재 수입 운송 물량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호황에 박차를 가해오던 철광석과 석탄의 해상 수입 물량이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중국의 2015년 원자재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던 연구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수치다.
현재 전 세계가 옥수수부터 원유까지 모든 원자재의 과잉 공급으로 골치를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원자재 잉여분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 10년 간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루는 동안 강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석과 석탄 해상수입량은 2008년부터 각각 2배, 4배 증가했다. 이로써 중국은 전 세계 철광석·석탄 해운량의 3분의 2나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강철 수요가 축소되면서 올해 중국의 철광석과 석탄의 총 해상 수입량은 전년 대비 4.8% 감소한 10억9700만t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올해 해운 운송량이 5.5% 증가하고 내년에도 0.04%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대부분 연구기관이 2015년에는 해운 운송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이번 중국 해운 운송량 감소는 시장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국제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1월9일 50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1985년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BDI가 늘어나는 게 정상이지만 이번 지수 하락으로 원자재 국제거래 업체들은 최악의 4분기를 견뎌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르웨이 투자은행인 아크틱시큐리티의 에릭 니콜라이 스타브세스 연구원은 "(곡물과 철광석, 석탄 등을 포함하는)건화물 거래 부문에서 중국은 완전히 쓰러졌다"라며 "현재 중국의 건화물 수요가 생산량을 받아들이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필딩 챈 연구원은 "중국이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줄이면서 강철과 구리 등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라며 "중국이 건설용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스웨드방크 에릭 포크슨 연구원은 "수송선 활용도와 해상 수입 물량이 중국의 원자재 수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현재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회복될 계기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