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에 추가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로써 대형조선사인 STX조선이 중소조선소로 축소될 전망이다. 주력 선박인 탱커선에 집중하고 감원과 임금 반납도 진행한다. 자회사도 매각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처방을 내릴 경우 STX조선이 추가지원 없이도 정상운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은 11일 서울 STX 본사에서 채권단을 소집해 실사결과를 발표한 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했다.
실사 결과 STX조선은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더 높았다. 하지만 산은은 채권단에 추가지원 대신 회사의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산은은 채권단에게 STX조선의 건조능력과 선종을 축소하자고 제의했다.
진해의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탱커선과 해상 액화천연가스(LNG)주유터미널(LNGB) 등 선종을 특화할 방침이다.
STX조선은 탱커선으로 2014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소형 탱커선과 LNGB 역시 10%내외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산은은 국내 대형조선사들과 수주경쟁을 해 왔던 해양플랜트와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수주를 중단하면서 국내 조선업계 과잉공급 및 저가수주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성의 경우 블록공장으로 전환해 대형조선사의 하청공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의 경우 대형블록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어 이들의 생산관리 역량 향상과 고용불안 등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평가했다.
전 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34%의 인력을 줄인다. 또 STX프랑스 재매각 및 800억원 규모의 비영업용 자산도 매각할 방침이다.
기존 지원예정자금 잔여분인 4530억원에 대해 용도변경을 승인해 기수주 선박 건조 및 인도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산은은 이같은 조치가 이뤄질 경우 2016년 하반기까지 추가 신규자금 지원 없이 정상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은 사실 탱커선 등 일부 선박의 제조능력이 뛰어난 회사로 해운사의 활황기에 해양플랜트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봤다"며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모으기 위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다음 주 회의를 열고 산은이 마련안 회생방안을 부의한다. 채권비율 75%가 동의할 경우 산은이 마련한 방안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채권단은 ▲산은 ▲농협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비율은 산은이 50%이상으로 가장 많고 농협, 수은이 뒤를 잇는다. 셋의 채권비율은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