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소득의 143% '사상 최고'…소득보다 2.4배 빠른 증가세

  • 등록 2015.12.22 12:12:02
  • 댓글 0
크게보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5%p 상승..."가계 재무건전성 저하…취약계층 부실가구 증가 가능성"

올해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43%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경기 부진으로 소득 증가세가 정체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201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계신용 통계 기준) 비율은 143.0%로 올 3월말(138%)에 비해 5.0%p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2003~2014년간 연평균 상승폭인 2.4%p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9월말 기준 116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의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35조원 증가해 지난 2002년 통계 집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3%에 그쳐 빚이 늘어나는 속도에 크게 못미쳤다.

국가간 비교가 가능한 자금순환 통계를 기준으로 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평균치(130.5%)보다 33.7%p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말에 비해서는 19.9%p 상승해 OECD 회원국 평균 상승률(1.6%p)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상환 지출 비율은 지난 2분기 기준 41.4%로 전분기(35.4%)보다 6%p 상승했다. 소득 100만원 중 41만원은 빚 상환에 지출됐다는 얘기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가계의 사업 소득이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면서 대출원금 상환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가계의 소비지출 등은 감소했다. 가계소득 대비 소비, 세금 등 가계지출 비율은 3분기 76.9%로 전년 동기 대비 0.9%p 하락했다. 특히 소득 분위별로 1분위(하위 20%)의 가계소득 대비 가계지출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6.1%p 떨어진 104%로 나타나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한은은 "주택거래 활성화와 전세시장 구조 변화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으나 가계소득 개선은 상대적으로 미약해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상승 등 충격이 발생할 경우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부실가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