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눈물을 흘린 팔레스타인 출신 10대 난민 소녀가 독일에 1년 더 체류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독일 현지 신문 빌트는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림 사흐윌(14·여)과 이 소녀의 가족이 2017년 3월까지 체류가 연장된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트는 독일 북동부 로스토크 지역의 익명의 이민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사회통합 때문에 체류가 연장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월15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독일 북부 도시 로스토크의 한 학교 체육관에서 '독일에서의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시 사흐윌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마이크를 잡고 독일 영주권을 얻기 위해 4년 간 거주했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독일에서 추방되게 됐다고 메르켈 총리에게 호소했다.
사흐윌은 희망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메르켈 총리에게 "제 인생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처럼, 대학에 가는 것입니다"라고 유창한 독일어로 말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매우 좋은 사람이지만, 레바논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수용소에는 수천 명의 난민이 있습니다"며 "여러분 모두가 독일에 올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정치는 때로는 어려운 것입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에 사흐윌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고 메르켈 총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사흐윌은 오히려 "메르켈 총리의 정직함에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