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에 시카고 경찰에 의해 사살당한 흑인 2명 중 한 명은 다섯 자녀를 둔 55세의 가정 주부로 10여명의 가족과 친척들이 찾아 와 성탄절 파티를 마친 뒤에 죽음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킨토니오 르그리어(19)가 살해된 것은 가정폭력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총격을 가한 것이었으며, 이 때 아랫층에 있던 이웃 주부 베티 존스(55)도 '우연히' 총에 맞은 것이라고 시카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전국적으로 백인 경찰관의 흑인 희생자에 대한 과도한 제압과 총기 사용등으로 살인이 잇따른 데 대한 흑인사회의 시위가 일어나고 경찰 내부에서도 내사가 진행 중에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카고 경찰 역시 최근에 비무장 10대 흑인 소년을 사살하는 등 인종 차별적 무력 사용으로 연방 인권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경찰관의 비행이나 폭력에 대한 경찰 당국의 대응과 훈련이 잘못되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베티 존스의 친구 재클린 워커는 경찰이 왜 "총부터 쏜 다음에 질문을 나중에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희생자가 살던 집이 있는 웨스트 사이드 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총대신에 서턴건이나 목숨을 뺏지 않을 정도의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건은 경찰이 "전투상황의 상대"가 있다는 긴급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하면서 경찰관의 총기가 사용된 것이라고 시카고 경찰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죽은 그르리어는 성탄절 방학으로 집에 와있던 대학생이었고 존스는 5남매의 자녀와 친척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고 함께 즐기고 있었던 평범한 주부였다는 점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은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르그리어의 모친 재닛 쿡세이는 기자들에게 시카고 경찰은 이미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신뢰를 잃었으며 자기는 다른 가족들이 사랑하는 자녀를 경찰 총격에 잃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는 자신에게도 그런 일이 닥쳤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람 에마뉴얼 시장에게 경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아예 시장이 사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총격경찰관의 인종을 밝히지 않은 채 30일간의 근신처분을 하고 "임무에 적합한 체력훈련등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지만 출동한 경찰관이 몇명인지, 총기를 발사한 것이 몇명인지, 르그리어와 존스가 몇발이나 맞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 대변인은 경찰의 총기 발사에 대해서는 시 당국의 경찰감시기구에서 별도로 내사중이라고 밝히고 우연히 사망한 주부와 가족에 대해서는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죽은 르그리어의 아버지 안토니오 르그리어는 시카고 선 타임스 기자에게 자기는 아들에게 가족 모임에 가자고 불렀지만 아들은 문을 잠그고 안에서 주먹으로 쾅쾅 치는등 화를 내고 있어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
북 일리노이대 전자공학과 학생인 아들은 정신건강에 약간 문제가 있었으며 이날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아래층에 사는 베티 존스에게도 경찰이 올때까지 방문을 잠그고 나오지 말도록 했다고 그는 말했다.
얼마 후 경찰이 도착했을 때 그는 총성을 들었으며 3층 자기 방에서 내려와보니 아들과 존스가 바닥에 쓰러져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