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군사용 '로봇 개'가 “너무 시끄럽다”며 실전에 배치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소음 때문에 자칫 적에게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큰 개’(big dog)로도 불리는 4족 보행 로봇 LS3(Legged Squad Support System)은 험한 지형에서 최대 400파운드(181.4kg)에 달하는 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미 해병대는 휘발유로 가동되는 엔진에서 나오는 소음이 너무 커 전투에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구글이 2013년 인수한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국방부 산하 연구소 다르파(DARPA‧국방고등연구계획국)와 손잡고 개발한 LS3는 장비를 싣고 군인들을 따라갈 수 있으며, 언어 및 시각적 명령도 해독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테스트에서 로봇이 잔디깎이와 같은 소음을 내 적에게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문제는 개선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전기로 작동되는 소음이 적은 로봇 ‘스폿’(Spot)을 개발했으나, LS3보다 크기가 작아 40파운드(18.1kg)를 들 수 있을 뿐이다.
구글은 전부터 미군과의 계약에서 빠지겠다고 밝히는 등 군과 사업을 추진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 회사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후 사전에 체결된 국방 계약을 승계했었다.
로봇 전문가 노엘 샤르키는 “스폿의 성능은 ‘큰 개’보다는 떨어지지만, 이를 향상시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며 “충전 배터리를 꼽아 사용하는 스폿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 2년이 더 걸리다. 이를 위해 다르파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것이 진짜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 측이 계약 갱신을 거부하기 전 해병대가 철회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면피용 발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