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수장들이 꼽은 병신년(丙申年) 화두는 '혁신'이었다. 새해가 되면 으레 혁신을 외치기 마련이지만 올해만큼은 그 무게가 다르다.
미국과 중국발 'G2 리스크'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있고 국내 경기 또한 수출부진과 가계대출·기업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산업은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조치로 치열한 한 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재편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보험사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결국 변화의 물결 속에 새 길을 개척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보험권 수장들의 판단이다.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혁신과 변화를 여러 차례 언급한 이유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해 정부는 보험사의 자율경영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했다"며 "이제는 보험업계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처럼 금융당국을 주시하기보다는 시장과 보험 소비자를 더 주목해야 한다"며 "새해에는 생명보험산업만의 블루오션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은 "올해 국내외 경제 환경은 대단히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성장 둔화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고 내수시장 위축 가능성 역시 큰 위협요인"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장 회장은 "보험업계는 '규제'에서 '경쟁'이라는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른 근본적 체질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지금의 환경변화를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하면서 앞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도 "시장 경쟁력을 높여 수익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해외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문 인력, 프로세스 등을 철저히 준비하자"며 "새로운 사고와 일하는 방식, 즉 변화와 혁신의 실천을 통해 견실경영을 완전히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금융 정보기술(IT)의 융합이 확산돼 업권간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질 중심·가치중심으로 경영의 틀을 전환하는 한편 성과 창출을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무인 자율주행차 등 앞으로 야기될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영업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회사의 지속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