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과 한 판 붙은 촘스키…"IS 지원하면서 테러 비난 이중잣대"

  • 등록 2016.01.15 11: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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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 메사추세츠(MIT) 언어학 교수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테러리즘에 대해 '이중 잣대'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를 지원하면서도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비난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촘스키를 비롯한 이른바 '좌파 지식인·비판가'들이 테러의 실상을 모르고 있다고 비난하며 직접 터키에 와서 현장을 보라고 초대한 데 따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촘스키 등 지식인들은 쿠르드족 반군 점령지를 포위한 터키 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수신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 술탄아흐메트 구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수시간 뒤 앙카라에서 열린 터키 주재 대사관 회의에서 "촘스키 등 지식인이라는 사람들(so-called intellectuals)"이 테러 실상에 무지하고 테러리스트에게 동조한다며 비꼬는 연설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대사는 테러 조직 소탕 작전을 수행하는 터키 정부에 서한을 보낸 촘스키를 터키에 초대하라"며 "우리는 그들(지식인들)에게 터키 남동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해줄 준비가 됐다. 시민권과 자유를 침범한 테러 조직이 문제인지, 이들을 진압하는 정부가 문제인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터키 군 철수 성명에 서명한) 지식인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당신들이 메마른 종이 한 장에 서명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터키에 와서 실상을 보라"며 "촘스키도 스파이를 통해 듣기만 하지 말고 직접 터키에 와서 무엇이 벌어지는지 보라"고 말했다.

촘스키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대'를 거절했다. 동시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테러리즘에 관해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비판했다.

그는 14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 "내가 터키를 가더라도,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년간 터키 정부의 공격을 받은 쿠르드족 반군 등 반체제 인사들도 나를 초대했었다"고 밝혔다.

촘스키 교수는 이어 "터키는 (이스탄불 테러를 일으킨) IS를 비난했지만, 정작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러 경로로 IS와 알누스라전선을 지원해왔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정부의 IS 지원을 비판한 쿠르드족을 비난했다. 쿠르드족이야말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 격퇴전에 참여하는 주체다. 여기에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할까"라고 지적했다.

또한 "터키에 닥친 위기는 이를 자초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남동부에서 포위 작전을 벌이고 있는 터키 정부는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기연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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