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공세에…印 타타스틸, 영국서 1000명 또 감원

  • 등록 2016.01.18 13: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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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산의 물량 공세로 영국 철강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영국 최대 철강업체 타타스틸이 1000여명 감원을 추진한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이 보도했다.

인도 타타그룹의 주력 계열사 타타스틸은 이르면 18일 영국 웨일스 남부 포트탤벗 제철소 노동자 750여명을 내보낸 뒤, 다른 지부에서 나머지 300여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BBC에 따르면, 웨일스에는 636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포트탤벗 공장에는 4000여명이 있다.

타타가 지난해 10월 잉글랜드 북부 스컨소프와 스코틀랜드에서 약 12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이후 또다시 감원 계획을 내놓자 업계에 공포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타타스틸은 지난 2006년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 철강 그룹인 코루스를 76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영국의 최대 철강회사가 됐다.

영국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로 지난해 일자리 3만개 중 5000개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FT는 영국 자동차 산업 매출의 3분의 1이 타타철강 포트 탤벗 지부에서 나온다면서, 이번 감원으로 인한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기업·혁신기술부(BIS) 대변인은 “이번 발표는 우려할 만한 것으로,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는 어려운 시기에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를 놓고 타타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 수입이 늘면서 포트 탤벗에서 생산된 열연코일(hot-rolled coil) 국제 가격이 인하 압력을 받았다. 이 코일은 차와 백색 가전제품에 활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국 철강산업 로비그룹 책임자 가렛 스테이스는 지난 3개월간 열연코일 가격은 1t당 340유로에서 320유로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가을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지난해 철강업계는 높은 생산 비용 및 파운드 강세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타격을 입었다. 앞서 영국 북요크셔에 소재한 유럽 제2위의 철강공장 ‘레드카제철소’가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다. 레드카제철소 대주주인 태국 열연강판 기업 사하위리야스틸산업(SSI)은 제철소를 운영하는 영국법인에 대해 파산절차를 밟기로 결정했으며, 그 결과 노동자 17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스테이스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맹공격으로부터 살아남으려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영업률을 개선하고, EU가 중국이 유럽시장에서 덤핑을 하는 데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철강업계는 공공 건설 사업에서 자국산 철강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스테이스는 “EU가 수입한 중국산 제품은 현재 영국의 수요 절반에 달한다”고 말했다.

포트 탤벗이 소재한 애버라본 지역구 노동당 의원 스테판 킨녹은 정부가 영국 철강산업을 둘러싼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포트 탤벗에는 수천 명의 철강산업 노동자들을 비롯해 또다른 수천 명이 관련 공급망에서 일하고 있다”며 “철강산업을 살리기 위해 이 문제를 국가의 우선 의제로서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타타스틸이 영국에서 입은 손실은 두 배 이상 늘어난 7억68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인도 타타그룹 오너는 잉글랜드 동부 스컨소프 공장 매각을 놓고 가족이 운영하는 투자기업 그레이불 캐피탈과 논의 중이다.
이기연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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