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수장직을 맡은 배호원(66) 회장은 현실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회장은 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23대 대한육상연맹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사에 나선 배 회장은 현재가 한국 육상의 위기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육상은 전체 등록선수가 7000여명에 불과한 여건 속에 세계 수준과의 경기력 격차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절박한 현실에 있다"면서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국민들께 한국 육상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 육상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가 마라톤 은메달을 따낸 뒤 20년째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달 열린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을 떠나 내용 면에서도 기대 이하였다.
100m 간판인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은 자신이 가진 한국신기록(10초16) 경신 및 준결승 진출에 도전했으나, 10초37의 기록으로 예선 탈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높이뛰기의 윤승현(한국체대), 우상혁(서천군청)과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나선 김덕현(광주광역시청) 등도 결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에 유일하게 메달을 안긴 종목인 남자 마라톤에서는 100위권 진입에도 실패했다.
배 회장은 "연맹은 지난달 26일 리우올림픽 결과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포함한 대책회의를 실시해 철저한 자기반성을 했다"면서 "한국 육상에 반성과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하다. 지금은 '환골탈퇴'를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10년 후와 100년 후의 한국 육상을 생각하며 실질적인 발전 방안을 수립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배 회장은 ▲생활체육과 엘리트 육상의 선순환 체제 ▲경기력 지원 시스템 혁신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배 회장은 "새롭게 출범한 통합 대한육상연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 생활체육의 바탕에 엘리트 육상이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지역과 학교, 스포츠클럽, 동호회를 연계해 육상 저변을 확대하고 꿈나무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제 수준과의 경기력 격차 극복을 위해 스포츠 과학 및 의학 프로그램을 포함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체계적인 경기력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우리 선수들이 국내용을 벗어나 주요 국제대회에서 마음껏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체제로 조기 전환해, 도쿄 대회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체질 변화와 함께 국제대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