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영양실조 34㎏ 사망…'나체시신' 동창생들 기소

  • 등록 2021.07.09 13:28:09
  • 댓글 0
크게보기

2명 보복살인 혐의 구속기소…1명도 재판행
검찰 "잠 안 재우기 고문 등 범행 추가 확인"
친구 사이였지만 상해죄 고소에 보복 범행
폭행·상해·감금에 음식 제한·물뿌리기까지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검찰이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34㎏에 불과한 남성 나체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 동창생 등 20대 남성 3명을 보복살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안모(20)씨와 김모(20)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영리약취죄·공동강요·공동공갈·공동상해 혐의로 전날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 범행에 도움을 준 것으로 조사된 피해자 박모(20)씨의 고교 동창 A씨를 영리약취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선 확인되지 않았던 '잠 안 재우기 고문' 등 심각한 수준의 폭력행위를 추가로 밝혀 피고인 2명이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고의를 규명했다"고 전했다.

형법상 살인은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여기에 특가법상 보복범죄가 적용되면 가중처벌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더 중한 형벌을 받는다.

대법원 양형기준 상 보복살인은 '비난 동기 살인'으로 분류돼 기본 15~20년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가중처벌 시 18년 이상에서 무기징역 이상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지난 4월1일부터 6월13일까지 박씨를 주거지인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에 감금한 후 지속적으로 폭행해 죽게 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검찰에 송치됐다.

안씨와 박씨는 고교 동창, 안씨와 김씨는 중학교 동창이자 같은 대학에 다닌 친구 사이였던 알려졌다. 이들은 박씨가 자신들을 상해죄로 고소한 점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안씨 등이 고소취하를 목적으로 약 2개월 간 박씨를 폭행·상해하고 신체를 결박해 감금했으며 음식물 제한 등을 지속해 특가법상 보복감금 행위를 했다고 봤다.

또한 박씨가 6월초 건강 악화로 쓰러졌음에도 화장실에 가두고 알몸인 상태인 박씨에게 물을 뿌리는 등 행위를 지속해 폐렴 및 영양실조로 숨지게 해 특가법상 보복살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하고 경찰관에게 문자메시지 전송을 강요하거나 허위의 고소 취하 의사를 밝히도록 조사된 행위에는 공동강요 혐의를, 노트북 수리비를 빌미로 박씨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방식 등으로 578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파악된 행위에는 공동공갈 혐의를 적용했다.

이 밖에 안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박씨를 협박해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4회에 걸쳐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해 10월부터 11월 청소기 등으로 박씨를 수회 때려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한 혐의, 지난 5월 휴대전화 등으로 박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상해 혐의 조사를 받은 후 고소 취하 강요와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박씨를 지난 3월 서울로 데려왔다고 보고 영리약취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A씨는 안씨와 김씨가 박씨를 대구에서 서울로 데려올 때 이들에게 박씨의 동선 정보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A씨는 안씨와 김씨의 목적이 감금, 폭행 등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유족에 대한 실질적 피해자지원을 위해 주거지 인근 검찰청에서 장례비 지급, 심리상담 등 지원을 받도록 조치했고, 향후에도 유족구조금 지급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오전 6시께 안씨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로 숨져 있는 박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청년인 박씨의 발견 당시 몸무게는 34㎏였다고 한다.

김정호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