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올 3분기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등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 가격 상승에 가계대출 수요가 3분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가계의 신용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3으로, 가계대출 중심으로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플러스(+)면 그 반대다. 이는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국내 총 201개 금융기관의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3분기 가계는 은행 대출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들의 3분기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 전망치는 -18로 전분기(-9)보다 강화 추세를 나타냈다. 가계 일반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도 -18로 전분기(0)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 은행분석팀장은 "3분기중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강화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작용했다. 이달 1일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시행된 만큼 대출태도 강화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분기보다 채무 상환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감안이 되어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은행들이 자금줄을 조이고 있는 것은 가계 전반의 신용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은행이 보는 3분기 가계 신용위험 전망지수는 18로, 전분기(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취약차주 중심으로 소득개선 지연이 우려되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이 증대될 가능성 등이 작용해서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15로 전분기(18)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업 신용위험도는 올해 2분기(6)에서 올 3분기 -3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감소 전환이 예상됐다.
은행들의 대출 태도는 차주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3분기중 국내은행의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반면 3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3으로, 전분기(9)보다 낮아졌다. 소상공인 및 중소법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가 오는 9월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영향때문이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 및 전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주택자금 수요는 6으로 전분기(0)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자금 수요는 DSR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0으로 중립 수준을 보였다.
은행 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도 돈 빌리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비은행권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12), 신용카드회사(-13), 상호금융조합(-22), 생명보험회사(-5) 등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조합, 상호저축은행 및 생명보험회사는 감독당국의 대출 규제, 여신건전성 관리 등에 따라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며, 신용카드회사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대출규제 등에 따라 대출태도를 강화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