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집이나 사무실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일회용 캡슐용기의 분리 배출과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 오염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캡슐커피는 가공 및 블렌딩,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를 분쇄해 탬핑(tamping)한 후 진공 포장한 커피를 말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1037억원에서 2019년 1387억원, 2020년 1980억원으로 3년새 2배 가까이 커졌다.
한국소비자원은 4월 한 달간 네이버 쇼핑 캡슐커피 검색 기준 브랜드 상위 21종을 대상으로 캡슐커피의 용기 재질을 확인한 결과, 4개 상품은 알루미늄, 17개 제품은 플라스틱으로 이뤄져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했다고 10일 밝혔다.
하지만 제품의 구조적인 특성으로 뚜껑, 커피찌꺼기 등 내용물을 제거하기 쉽지 않아 분리 배출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뚜껑 부분을 분리하고 본체 내부에 남아있는 커피찌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나 밀봉된 용기의 구조적 특성상 분리 과정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지난 5월25일부터 6월8일까지 1년 내에 캡슐커피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1.4%가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고 답했다. 캡슐용기를 재질에 맞게 분리 배출하는 소비자는 42%에 그쳤다.
응답자 91%는 캡슐용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중복응답)에 캡슐용기를 재질에 맞게 분리배출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78.5%로 가장 많았고, 45.9%는 업체의 캡슐 회수 프로그램 이용, 28.4%는 리필 캡슐 등 다회용기 사용 등을 꼽았다.
21개 제품 가운데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3개 제품을 판매하는 네스프레소뿐이었다. 설문조사에서 네스프레소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답한 소비자는 38.3%에 그쳤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네스프레소뿐만 아니라 네스카페, 일리 등 8개 브랜드 사업자가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캡슐용기의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해도 작은 크기, 알 수 없는 재질 등 이유로 선별과정에서 일반쓰레기로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캡슐커피는 재활용의무대상 포장재 중 내용물의 용량이 30㎖ 또는 30g 이하인 분리배출 표시 예외 품목으로 개별 용기에 재활용 도안 및 재질을 표시하고 있지 않다.
실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은 캡슐커피 분리 방법에 대해 소량이거나 혼합 재질일 경우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라고 안내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캡슐커피 판매 사업자에게 캡슐 회수 프로그램 도입 및 소비자 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 장기적으로 분리배출 및 재활용이 용이한 캡슐용기 개선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에게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캡슐 회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