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이번 주 서울 부동산 매수심리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5.6으로 전주 107.3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점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7월 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5주 연속 107.2~107.9 사이에서 움직이다 이번 주 105.6으로 떨어졌다.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넘고 있어 사려는 수요가 더 많은 상태지만 지난 5월 마지막 주(104.6) 이후 약 3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소폭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 부동산 '영끌'이 어려워지고,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으로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에 의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부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가 포함된 동남권(105.3→103.2)을 비롯해 동북권(109.5→108.2), 도심권(105.5→103.9), 서북권 (106.8→104.3), 서남권(106.8→105.2) 등 강남권과 강북권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도 지난 주 112.4에서 이번 주 110.8로 1.6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는 114.5에서 113.1로 하락했고, 인천 역시 115.6에서 113.6로 떨어졌다.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금리인상 직전에도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8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0.22% 상승해 전주(0.21%)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8년 9월17일 0.26%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0.40%)과 경기(0.50%)는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금리 인상보다는 공급 부족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와 같이 추세가 지속되면 집값이 떨어지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 유동성이 풍부하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