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 축소에 나서면서 지난달 은행권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 3%에 육박하는 등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1년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대비 0.07%포인트 오른 연 2.99%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계 대출금리는 2019년 10월(3.01%) 오른 후 1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지표금리 상승한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신용도가 낮은 고금리 대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95%를 기록했다. CD(91일물)은 0.03%포인트 상승한 0.69%였다.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월보다 0.3%포인트 줄어든 81.4%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 지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가운데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3.75%에서 3.89%로 0.14%포인트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9년 11월(3.90%) 이후 1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우대금리 축소와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관리 노력이 더해지면서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1%로 전월 보다 0.07%포인트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올랐다. 2019년 5월(2.93%)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송 팀장은 "고정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이 1.92%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정금리 대출은 큰 영향이 없었다"며 "반면 변동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지표가 0.03%포인트 오르면서 전체적으로는 전달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2.69%로 전월대비 0.03%포인트 내렸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08%포인트 내린 2.45%를 나타냈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2.85%로 전월과 같았다.
송 팀장은 "대기업은 CD 금리 등 단기 지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기 운전자금 확대로 장기물 대출 비중이 축소하면서 내렸다" 며 "중소기업은 일부 은행이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정책성자금을 취급 하면서 전월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전체 기업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하락했다"고 말했다.
비은행기관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0.05%포인트 하락한 9.66%로 나타났다.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가 각 0.01%포인트, 0.05%포인트 내리고, 상호금융은 0.01%포인트 상승했다.
송 팀장은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는 기업대출이 일부 저축은행의 담보대출 비중 축소 등으로 오르고 가계대출도 일부 저축은행의 고금리 기타담보대출 확대 등으로 올랐으나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오토론 등 기타 담보대출 비중이 축소되면서 전체적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며 "상호금융은 기업 대출이 늘면서 올랐다"고 말했다.
기업 대출은 하락했으나 가계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대비 0.01%포인트 오른 2.78%로 나타났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0.92%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도 0.02%포인트 상승한 0.91%를 나타냈다. 정기적금 금리는 1.14%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1.14%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1%포인트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축소됐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11%포인트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