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양국간 파트너십 강화에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북한의 핵 포기를 함께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0월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양자간 정상회담을 한 차례 가진 바 있다.
박 대통령과 하퍼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뒤 채택한 '한국·캐나다 정상간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공동의 가치와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천부적 파트너"라며 "우리 두 정상은 한·캐나다 FTA 협상 타결을 환영하고 양국간 파트너십을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한·캐나다 FTA 협상 타결은 지난해 양국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한데 이어 양국이 함께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며 "FTA가 가급적 조속히 발효되도록 할 것이라는 의향을 공유하며 법률 검토와 필요한 국내 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캐나다 FTA는 21세기형 무역협정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양국간 교역·투자 관계를 강화시킴으로써 양국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 창출은 물론, 수출기회 증대와 혁신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양국 경제, 중소기업을 포함한 업계, 그리고 소비자들 모두에게 상당한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반도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우리 두 정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추구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정이 이뤄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FTA 타결로 인한 농축산 업계의 피해 우려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들을 충분히 마련했다"며 "그래서 협상을 타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민감 품목 보호를 위해 양허제외라든가 10년이상 장기과세 철폐는 물론, 농산물 세이프가드 같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협상 과정에서 반영했다"며 "그래서 FTA로 인한 피해 발생에 대비해 마련된 피해보전 직불제도 같은, 현행 제도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경제적 영향 평가를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피해 보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 중소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위원회를 만들어서 이것을 인정하는 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개성공단 생산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돼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캐나다와 앞으로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TA 기대효과와 관련해서는 "캐나다는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가진 경제 대국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확대 잠재력이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25위 교역국에 머물러 있다"며 "한·캐나다 FTA가 체결되면 협력 잠재력이 최대한 발현돼 투자와 교역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퍼 총리는 한·캐나다 FTA와 관련해 "캐나다 국민에게 고용 기회 창출을 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라며 "캐나다에 진정으로 역사적인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는 아태지역에서 최초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는데 한국에서 시작된 경제망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다음 세대 경제성장의 상당 부분은 아시아에서 나올 것이다. 오늘 FTA 타결을 계기로 기회의 문을 열어 다가올 수십 년 간 캐나다의 번영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양국의 협력 관계가 더욱 포괄적으로 확대되고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외교차관보급 전략대화를 제의했으며 하퍼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FTA에 이어 양국간 무역·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틀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여기 참여를 하게 되면 지금 한·캐나다 FTA와 TPP 시너지 효과로 인해서 양쪽 간 시장 접근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이 TPP에 참여하게 되면 캐나다 정부에서도 적극 지지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다양한 캐나다 자원프로젝트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필요한 지원도 당부했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하여 설명했으며 하퍼 총리도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