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분야 협력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과거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 방문을 통해 제철산업 육성의 꿈을 키웠던 것처럼 박 대통령은 이제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만들어낸 중소기업 육성시스템 교류를 통해 경제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생각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경제분야에 있어 정상회담의 성과로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 중 하나가 중소기업 육성이다.
박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당시 대통령으로 여기 오셔서 아우토반이라든가 제철소를 보면서 고속도로를 구상하고 제철소산업 육성을 계획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독일의 가장 잘 갖춰진 산·학·연, 이 3각 협조체제와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이런 강소기업 육성방안에 대해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경제에 접목을 시켜 우리도 그런 히든챔피언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안에 대해 앞으로 연구하고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회담에서는 양국의 중소기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양국은 이날 체결한 여러 분야의 양해각서(MOU) 등을 통해 산업기술 협력프레임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소·중견기업들 간 교류·협력의 기회를 마련하고 제3국 공동진출을 지원키로 했다.
양국이 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데 의기투합한 것이다. 독일은 전 세계 2700여개 히든챔피언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어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독일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천적으로 이 같은 히든챔피언을 길러낸 원동력도 함께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히든챔피언 육성의 기반인 일·학습 병행제의 한국 정착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양국 정부 간 직업교육 훈련분야 협력에 관한 공동의향서도 채택했다.
양국은 27일 부산에 캠퍼스를 둔 독일의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와 한국 투자 독일기업인 지멘스 등 23개 기업이 산·학 협력프로그램 MOU를 체결하는 것을 계기로 협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양국이 개최하는 히든챔피언포럼을 통해 중소기업에 관한 협력방안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찾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포럼에서 양국 중소기업 간에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올해 4년차를 맞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이 양국에 모두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 독일이 강점을 지닌 기초기술 및 제조분야와 한국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과학기술분야 협력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에너지분야와 관련해서도 재생에너지 선도국인 독일과 호혜적 협력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