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들은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67.5점 정도로 평가하며, 최대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꼽았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내 진출 외국계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한국금융의 경쟁력 현황 및 개선과제' 조사에서 외국계 금융사들은 홍콩, 싱가포르 등 금융선진국을 100점으로 할 때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67.5점 정도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세부항목별로는 금융 전문인력 수준이 72.6점, 금융상품 다양성이 65.3점이다. 금융규제 완화정도는 60.5점으로 조사항목 중 가장 낮았다.
아울러 응답기업의 64.2%는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들었다. 이어 좁은 국내시장(12.8%), 전문인력 부족(5.1%), 단순한 수익구조(5.1%) 순으로 응답했다.
이들은 또 한국 금융산업이 금융선진국 수준이 되기 위한 과제로도 '시장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규제완화(71.8%)'를 꼽아, '규제완화'가 우리 금융산업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로 가장 많이 지적됐다.
이어 인재육성 및 확보(12.8%), 금융사간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통한 규모확대(12.8%), 금융기관 해외진출 확대(2.6%)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우선과제로 조사됐다.
현재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이슈로는 과도한 가계부채(30.8%)를 가장 많이 들었고, 한국사회 변화에 따라 향후 가장 신경써야 할 신사업 분야로 인구고령화(43.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재 이슈로는 기업 자금시장 양극화(28.2%), 금융소비자 보호강화(15.4%) 등의 응답이, 미래 신사업 분야의 경우는 출산율 저하(25.6%), 남북통일(23.1%)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시장에서의 매출과 수익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매출은 '작년과 유사할 것(48.7%)'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수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응답이 38.5%에 달해 올해 한국에서의 외국계 금융사 시장전망이 밝지 않음을 나타냈다.
다만 향후 10년간 한국시장에서의 사업계획과 관련, '전반적 사업확장(48.7%)'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아, 장기적으로는 외국계 금융사가 한국시장을 밝게 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국 내 사업규모 축소를 전망하는 7개 업체 모두는 한국 금융산업의 최대 문제점으로 '과도한 규제 및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꼽았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이번 조사는 외국계 금융사의 시각에서 한국금융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실시했다"며 "한국 금융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 규제완화 노력, 업계는 사회변화를 반영한 신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