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금류 산지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AI 종식 후에는 계절적 수요와 월드컵 특수로 산지가격 하락을 부채질해 농가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발병이후 공급측면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가금류 산지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육계 산지평균가격은 2월 마리당 1473원에서 3월 1676원, 4월 1906원으로 올랐고 계란(특란 10개)은 2월 1299원, 3월 1337원, 4월 1443원 등으로 나타났다.
오리가격은 6000원, 7125원, 8500원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5월 이후로 예상되는 AI 종식 후에는 계절적 수요와 월드컵 특수로 가금류 사육마리수가 증가하면서 산지가격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5월 행락철, 6월 월드컵, 7~8월 여름철 보양식 등으로 가금류 소비가 늘어나면 가금류 입식(入殖)도 덩달아 증가해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AI 발생사례로 볼 때 AI 종식이후 사육마리수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지난 2008년 4~5월 42일간 발생한 3차 AI 때는 유계 사육마리수가 발생전인 2008년 3월 6701만3000마리에서 종식 후인 2008년 6월에는 7785만3000수로 16.2% 늘었다. 산란계도 5785만수에서 5972만3000수로 3.2% 증가했다.
2010년 12월에서 2011년 5월까지 139일간 발생한 4차 AI 시는 육계의 경우 2011년 3월 6993만2000수에서 종식 이후인 6월에는 1억1012만2000수로 57.5%, 오리는 857만수에서 1522만3000수로 77.6%나 늘었다.
문제는 Ai 종식후 사육마리수가 급격히 증가하면 가격하락의 악순환과 질병관리 소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3차 AI 종식후 산지 육계가격은 2008년 3월 1444원에서 6월에는 1408원으로 2.5%, 산란계(특란 10개)은 1094원에서 984원으로 10.1%가 각각 하락했다.
4차 때는 AI가 한창이던 2011년 3월 육계가격은 2414원에서 6월에는 1389원으로 42.5%, 산란계(특란 10개)는 1418원에서 1386원으로 2.3%, 오리는 9280원에서 7773원으로 16.2%가 떨어졌다.
이에따라 가금류에 대한 수급조절과 질병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병규 농협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생산자단체는 가금류의 부정적 인식 확산방지와 소비촉진, 가축질병에 대한 예방활동을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도 가축질병에 대한 예방 및 예찰활동을 유지하는 등 방역체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