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달노동자 노조 "번쩍배달 도입후 수입 30%나 감소"

배민, 한 번에 하나 상품 전하는 '번쩍배달' 시행
라이더유니온 "번쩍배달로 임금 줄고 속도경쟁"
"임금 30% 줄고, 실제 이동시간 증가" 설문조사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이 배달의민족(배민) '번쩍배달' 정책으로 인해 임금이 하락하고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이 번쩍배달을 시행한 이후 더 오래 일해도 라이더들의 수입은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운영사다.

배민은 올해 1월부터 한 번에 하나의 상품을 배달하는 '번쩍배달'을 시행하고 있다고 라이더유니온은 전했다. 그러면서 "단건배차에 따른 요금체계 변경은 없었다"고 전했다.

배달 경로에 따라 복수의 상품을 한 번에 배달하던 기사들이 한 번에 하나의 상품만을 배송하게 되면서 시간당 임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라이더들은 이로 인해 노동시간을 늘이거나 업종을 바꿔야 하고, 장시간 근무를 선택하면 교통사고 등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도 늘어날 수 있다고 라이더유니온은 전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당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며 "번쩍배달로 줄어든 임금이 과로와 속도경쟁으로 이어져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배민 라이더는 "정말 번쩍배달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상황에서 목적지까지 어떤 경로를 따라 이동할 때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후에 요금을 책정해야 라이더들도 손해를 입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단건배차에서 2배차로 변경 ▲무분별한 신규인력모집 중단 ▲단건배차에 대한 수입 하락 보존을 위한 안전배달료 도입 등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조합원 등 라이더 약 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번쩍배달 도입 영향'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라이더 124명 중 103명(약 83%)이 번쩍 배달 이후 수입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노조는 번쩍배달 2주 전과 2주 후 임금에 대해 질문했다.

다만 구체적인 임금 감소 액수는 설문조사 참여자들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응답 결과를 분석한 라이더유니온은 단건배차 이후 임금 약 30%가 줄었다고 추산했다.

실제 이동거리의 중위값은 번쩍배달 이전에는 90~100㎞구간이었지만, 번쩍배달 이후 100~110㎞구간으로 이동했다.

하루평균 노동시간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이들은 54명(44%)로 조사됐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약 36명으로 나타났다.

번쩍배달 시행 이후 일 노동시간이 10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25명에서 43으로 늘어났다. 5시간 일한다고 응답한 이들도 4명에서 14명으로 증가했다.

수익감소로 인해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거나, 배달업무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해석되는 지점이다.

라이더유니온은 "수익감소로 인한 의욕감소, 비용대비 효율성의 하락, 피로도 증가 등으로 노동시간이 줄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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