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8兆 팔았는데…국민연금 매도 언제까지

국민연금, 코스피 상승에 비중 변동 '미미'
앞으로 10조 더 팔아야 매도세 줄어들 듯
내달 말 기금위에서 이탈허용범위 재논의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국민연금의 올해 1월 말 국내주식 비중이 전월보다 0.2%포인트 줄어든 21%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하락은 미미했다.

연기금이 지난 1월 한 달 내내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격화했음에도 국내주식 비중이 줄어들지 않은 것은 '코스피 상승세 탓'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이 팔더라도 코스피가 한 달 새 3.6% 가까이 오르며 비중을 키웠기 때문이다.

연기금이 지난 2~3월에도 8조원 가까운 규모를 매도했고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20.5%대까지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운용 원칙상 앞으로 국내주식을 10조원가량 더 팔아야 매도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올 1월 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전년 말(21.2%)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1.0%로 집계됐다. 연기금이 1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을 팔았지만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이다.

연기금은 2~3월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65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연기금이 1월 한 달간 8조원을 팔아치우고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미뤄볼 때 국민연금의 3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20.3~20.7%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이탈 한도인 약 19%까지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약 10조원을 더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1월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은 855조2740억원으로, 이중 19%는 약 162조5000억원이다. 1월 말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규모는 180조원이므로 2월부터 약 17조5000억원을 팔아야 해 앞으로 10조원가량의 매도 물량이 남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주식 비중이 약 19% 밑으로 내려가면 국민연금이 자동으로 매도하는 금액이 줄어든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 안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지만 SAA 이탈 허용범위로 현행 ±2.0%포인트를 두고 있어 14.8%~18.8%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올해 말까지 맞춰야 하는 비중에 해당한다. 4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7.1%로 예상돼 사실상 15.1%~19.1%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내달 말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SAA 이탈 허용범위를 늘리는 논의를 재개한다. 이탈 허용범위를 ±3.5%포인트까지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결정되더라도 반대가 만만찮아 당장 시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탈 허용범위가 늘어나면 국내주식 비중을 최대 20.3%까지 보유할 수 있어 매도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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