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TV·사운드바를 포함한 홈엔터테인먼트 가전 시장이 작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집에 콕 박혀서 지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글로벌 시장 정보 기업 GfK에 따르면 지난해 TV 시장은 매출액 기준 2조7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올 1분기에도 7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TV 시장은 2020년 4월 이후 분기별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 원인은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이전에도 프리미엄 TV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었으나, 2020년에는 4K 이상 해상도, 75인치 이상 등 대형 TV 수요가 더 빠르게 확대되면서 프리미엄 시장의 가속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75인치 이상 TV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8%나 증가했으며, 올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비중 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019년 전체 시장 판매량의 6%를 차지했던 75인치 이상 TV는 2020년 14%로 증가했고, 올 1분기에는 전체 TV 판매량 가운데 19%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400만원이 넘었던 75인치 TV의 평균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대중화 기반이 마련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75인치 TV 평균 가격은 2019년 전년 대비 26%, 2020년 전년 대비 12% 하락하며 300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집에서 영화·OTT를 시청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더 크고, 좋은 TV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맞물려 생긴 결과로 볼 수 있다.
4K TV도 프리미엄 TV 선호 분위기에 맞춰 지난해 판매량 비중이 2019년 전체 시장의 61% 대비 약 7%p 상승한 68%를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는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액 비중으로는 올 1분기 기준 9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운드바 시장도 프리미엄 TV 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은 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42%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의 성장을 보였다.
GfK의 이혜민 팀장은 "지난해 급격한 수요 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로 2분기부터 성장 폭은 1분기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시장은 프리미엄 TV로 수요가 집중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