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들·딸 '벼락 거지' 될라"…작년 상속·증여 71조 '역대 최대'

국세청, 국세 통계 제2차 수시 공개
증여 신고·증여액 모두 전년비 급증
상속액도 비슷, 22→27조 27% 늘어
파느니 물려준다…부동산 활황 영향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지난해 국세청에 신고 된 상속·증여액이 71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상속액은 27%, 증여액은 54% 급증했다. 지난 한 해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세청이 28일 공개한 국세 통계 제2차 수시 공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속세 신고 인원은 1만1521명, 상속 재산 가액은 27조4139억원이다. 전년 9555건·21조5380억원 대비 각각 20.6%·27.3% 증가했다.

이는 직전 4년(2016~2019년)간과 다른 양상이다. 이 기간 상속세 신고 인원은 6217→6970→8449→9555명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증가해왔다. 상속 재산 가액은 14조6636억→16조7110억→20조5726억→21조5380억원으로 비슷하다.

지난해 상속액 신고 건을 재산 가액 규모별로 보면 10억원 초과~20억원 이하가 5126명(44.5%)으로 가장 많다. 10억원 이하가 2840명, 20억원 초과~30억원 이하가 1735명, 40억원 초과~50억원 이하가 1050명이다. 500억원 초과도 21명 있다.

증여세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증여세 신고 건수는 21만4603건, 증여 재산 가액은 43조6134억원이다. 전년 15만1399건·28조2502억원 대비 각각 41.7%·54.4% 증가했다.

이 또한 2016~2019년 11만6111→12만8454→14만5139→15만1399명, 18조2082억→23조3444억→27조4114억→28조2502억원으로 상승 그래프가 완만했지만, 지난 한 해 급증했다.

지난해 증여액을 자산 종류별로 보면 건물이 19조8696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전년(8조1413억원) 대비 증가율은 144.1%다. 토지(8조7501억→7조8614억원)를 제외하고, 유가 증권(4조5781억→5조8800억원)·금융 자산(5조805억→6조9900억원)·기타 증여 재산(1조7002억→3조123억원)은 모두 증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상속·증여액이 폭증한 것은 부동산 영향이 컸다"면서 "자산 종류별 현황 등 자료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 KB금융그룹이 29일 내놓은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상위 20% 주택값은 11억379만원으로, 지난 1월 처음 10억원을 돌파한 뒤 5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6월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봐도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2% 상승해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주간 기준 가장 많이 상승했다.

특히 값이 비싼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급등세가 뚜렷했다. 0.18% 상승한 서초구는 반포·서초동 고가 단지가, 강남구(0.17%)·송파구(0.15%)는 재건축 단지가, 강동구(0.13%)는 고덕·명일동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 일색인 정부 정책에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묶였고, '똘똘한 1채' 수요를 자극하는 세 부담 강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공시가 9억원 이상 주택(1가구 1주택 기준)에 부과하던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상위 2%(올해 기준 11억1000만~11억2000만원 선)로 상향하고, 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을 10%포인트(p) 완화를 추진하는 등 최근 '당근'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주택 수요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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