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내수 개선→불확실성'…코로나 재확산에 바뀐 정부 경기진단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 발표
"견조한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 흐름 이어져"
"인플레 우려 지속에 변이 바이러스 등 주목"
성장률 4.2% 달성 우려에는 "아직 이르다" 입장
공급망 차질·신흥국 백신 보급 지연 등 변수 여전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정부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개월 만에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꺼내 들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하반기 우리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출, 내수, 고용 등 대부분 분야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추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제시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4.2% 달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경제동향' 7월호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이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가 이어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5개월만에 '불확실성' 표현 재등장…인플레 우려도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물 경제 불확실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이후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내수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어 5월과 6월에는 '내수 개선'으로 표현을 고쳐 더 긍정적인 의미를 담게 했다.

이번 그린북 7월호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전보다 표현 수위를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올해 3월부터 쓰지 않았던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다시 넣으면서 내수 관련 지표와 소비심리가 꺾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과거 1~3차 코로나19 확산기에 보면 일정 부분 내수 측면 특히, 대면 서비스업에 영향이 있었다"며 "아직 지표로 확인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4%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세 지속과 석유류 기저효과 완화 등에 힘입어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2%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 측 변동 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1.5% 상승했다.

김 과장은 "그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오면서 경제가 살아났고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현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고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성장률 조정 말하기는 일러…내수 지표 개선"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4.2%를 조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현재 수출과 투자가 좋고 이런 측면을 반영해서 최근 투자은행(IB)들이 우리 성장률을 4%대 중반까지 올리고 있다"며 "대외 부분에서 호조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까지의 경기 지표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6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해보다 8.4% 늘어나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액도 10.3% 상승하면서 5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온라인 매출액도 전년보다 43.9% 뛰면서 지난 3월 이후 40%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10.3으로 4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을 웃돌았다. 2018년 1월(110.7)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 및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116.3%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25.7% 줄어들면서 내수 개선 흐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5월(-17.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되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여기에 할인점 매출액도 2.4% 하락하면서 한 달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김 과장은 "할인점의 경우 코로나 이후 외식, 대면서비스업, 음식점 매출과 대체 관계를 보여왔다"며 "음식점, 외식 매출이 늘면 집에서 조리해 먹는 게 줄면서 할인점 매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런 측면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산차 감소폭 확대는 기저 요인"이라며 "지난해 6월 개별소비세 70% 인하 마지막 달이었고 당시 2011년 1월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후 판매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철저한 방역으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

 

6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만2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15~64세 고용률은 67.1%로 1.2%포인트(p) 상승했고 실업률은 3.8%로 0.5%p 하락했다.

수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6월 수출(잠정)은 전년 대비 39.7% 증가한 5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은 22억8000만 달러로 36.8% 늘었다.

5월 산업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각각 0.7%, 0.2% 줄었지만 공공행정 증가로 전(全) 산업 생산은 0.1% 증가했다.

6월 주택시장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월(0.70%)보다 오른 0.79%였다. 전셋값은 0.45% 뛰면서 전월(0.3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5월 국내 금융시장은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가 상승, 환율은 상승(약세),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의 영향으로 올랐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 성장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에는 공급망 불안과 백신 보급 등을 꼽았다.

김 과장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이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신흥국 백신 보급이 늦어지면서 신흥국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고 이러면 세계 경제 전반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방역 대응 등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며 "경기·일자리·민생 회복 및 코로나 방역·피해 지원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2차 추가경정예산안 추진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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