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사장단 인사에 이어 4일 임원인사도 마무리하면서 이제 다음주 발표될 조직개편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2015년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통해 2008년 이후 최소 수준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 3명, 대표부사장 승진 1명을 포함해 총 11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삼성 특검과 이건희 삼성 회장의 퇴진 등으로 그룹 안팎이 시끄러웠던 2008년 이후 최소다. 부사장급 이하 임원 승진도 총 353명이 승진하는데 그쳐 지난해 대비 26% 감소했다. 임원승진자 수 역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임원 승진자의 68%를 차지하며 위용을 과시한 삼성전자는 이번에 임원 승진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신규 임원 승진자 규모는 165명으로 지난해의 227명에 비해 28%나 줄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IT·모바일(IM) 사업부의 임원 승진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 부사장 인사에 이름을 올린 21명 중 IM부문 승진자는 총 3명뿐이었고, 전무 승진자 32명 중 IM부문 승진자는 6명에 불과했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무선사업부 200여명의 임원 중 50여명 정도가 자리를 떠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이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조직 슬림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IM 부문의 '대수술'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IM사업부는 이미 7명의 사장 중 보직 이동을 포함해 총 4명이 물러났고, 여기에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여 IM부문 조직의 재정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가장 많은 인력이 포진한 무선사업부 인력의 30% 가량을 줄일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콘텐츠사업을 담당하던 미디어솔루션센터(MSC)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센터장인 홍원표 사장이 글로벌마케팅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MSC가 대폭 축소되거나, IM부문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른 사업부로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법인의 구조조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북미통신법인(STA)을 뉴저지주에 있는 미주총괄법인(SEA)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E 부문에서는 의료기기 사업부를 삼성메디슨과 합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올 한해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사업 부문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 사업부는 메모리 사업의 활약으로 IM 부문 영업이익을 추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로 추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낸 '일등공신'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는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부진 속 승진자가 22명으로 예년보다 확대됐다. 2012년 14명, 2013년 20명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올린 메모리사업부 인사는 지난 사장단 인사에 이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