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 의회에서 TPP 협상 권한 부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현지 아메리칸 퍼블릭 미디어스의 라디오 쇼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환태평양 11개국이 참여하는 TPP 협상이 현재 협상 당사국이 아닌 중국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무역규범을 정립할 것이라 확신하며 “중국이 이미 어느 시점에 TPP에 가입할지를 타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TPP에 가입한다면 TPP 규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 질서를 좌우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TPP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가입하지 않아도 아시아·태평양의 주요 경제 국가들이 구속력 있는 노동 및 환경 기준,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 시장 진입 규제 완화, 관세 축소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 철폐에 합의한다면, 중국도 이 국제 규범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TPP 조항의 수정 없이 의회는 TPP 합의의 가부만 인준하며 행정부는 의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외국과 무역협정을 맺는 권한인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획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를 비롯해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오바마 대통령의 TPA 획득 법안을 지지하지만, TPP 협정의 결정적 구속력이 떨어지고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어 지난달 상원을 통과한 TPA 획득 법안이 이번 달 하원의 표결을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의 TPP 가입 가능성 제기로 이 법안에 통화 조작 규제를 추가할지에 대한 논란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확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국가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중국을 대표적 규제 대상국으로 지명해왔다.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의원은 이날 TPA 획득 법안 반대 집회에서 “중국이 나중에 TPP에 가입하면 통화 조작을 계속할 것”이라며 “중국이 TPP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TPP 지지자들은 중국이 이 관행을 계속할지는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다국적 무역협상장은 통화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며 이는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