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구직자 10명 가운데 3명 꼴로 이미 합격자가 정해져 있는 면점을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지난달 22~30일 취업준비생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구직자가 느끼는 기업의 채용관행 실태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당한 채용 관행과 관련해 응답자의 31.1%는 '내정자가 있는 면접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업무와 무관한 질문을 받거나 '회사의 향후 발전과제'와 같은 추상적인 질문을 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50.1%, 45.9%에 달했다.
반면 구직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중인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잘 모르고 있어서 홍보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절차법은 구직자가 제출한 서류의 반환을 비롯해 채용절차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구직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법이다. 그러나 채용절차법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6%에 불과했으며 60.2%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는 심사기준 및 과정의 공개와 블라인드 평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청년구직자들은 공정한 채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를 묻는 질문에 25%가 '채용 심사기준 및 과정 공개'라고 답했다. 이어 '블라인드 평가 도입' 23.8%, '탈락자에 대한 결과 피드백' 21.6%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기업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정보는 '연봉 등 급여수준'이 18.2%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기존 취업자 합격 스펙' 14.9%, '채용전형별 준비요건' 13.3%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기업 채용공고에서 구체적이지 않은 항목으로는 '급여수준' 61.4%, '채용전형별 준비요건' 55.0%, '복리후생·복지제도' 52.5% 등이 꼽혀 구직자들에게 관심있는 정보가 실제 채용공고에서는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구직자들이 취업 정보를 주로 얻는 경로는 '일반 취업 포털사이트' 32.7%, '취업 전문 인터넷카페' 21.0%, '교수·친구·선후배 등 아는 사람' 11.3% 등의 순이었다.
신용한 청년위원장은 "대기업과 공공기관부터 객관적이고 명확한 채용정보와 채용평가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과감한 스펙 타파와 능력중심 채용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