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자산으로 떠오른 브랜드(상표권)로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롯데'라는 이름을 쓰는 각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각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가 연간 최대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CJ와 LG, 두산, GS, 등 지주회사 체계를 갖춘 대기업이 계열사로부터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실제 CJ는 올해 1년간 'CJ' 브랜드 사용 대가로 계열사 6곳으로부터 총 600억원을 받는다. 9개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LG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에서 1400억원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 GS는 계열사 GS건설, GS칼텍스, GS리테일 등에서 600억원의 브랜드 수익을 내고 있다.
대기업들이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 이유는 상표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력운영, 마케팅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는 설명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과는 다른 경영 방식을 가지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기업 정보 공개에 적극적이며 서구식 경영 색깔을 가지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롯데 브랜드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롯데의 얽혀있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매출액 80조원을 기준으로 CJ가 수취하는 로열티 요율 40bp를 적용하면 롯데 상표권의 가치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로열티 수입만 3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는 74개 계열사 중 12개 계열사에 상표권이 분산돼 있다. 상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체계적인 브랜드 사용료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라는 브랜드는 롯데그룹 계열사만 사용할 수 있지만 지주회사가 없어 소유권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계열사가 그룹 본부와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등에 브랜드 사용료(상표권료)를 내지 않는다"며 "다른 기업이나 상점 등에서 '롯데'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신 회장은 향후 공격적인 인수합병 및 신사업을 통한 사세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롯데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상표권 일원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간 로열티 수입만 3000억원을 넘어설수 있다. 우수한 현금 동원력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을 이루게 되면 로열티 수입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