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1일 '성완종 리스트' 사태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새누리당 예산정책협의회 참석차 국회 귀빈식당을 찾았으나, 10여분이 지나도록 회의 주재자인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도착하지 않자 경남 의원들에게 "김정훈이 마이컸다. 김정훈이 갑인데 어떻하겠냐"며 특유의 농을 던졌다.
이후 김 정책위의장이 뒤늦게 도착해 "대단히 죄송하다. 최경환 부총리가 국회에 출석했는데 내일 해외 출장을 간다고 해서 조금 얘기를 한다고해서 (늦었다)"고 하자, 홍 지사는 "부산 얘기만 하고 왔죠? 자기 얘기만"이라고 날선 농을 던졌다.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정책위의장이 경남은 홀대하고 있다는 푸념인 셈.
홍 지사는 이어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자, "김정훈 위원장님은 정책위의장을 할 때 부산만 챙기지 말고, 경남도를 얼마나 챙기는지 잘 지켜보겠다"고 거듭 뼈있는 농을 건넸다.
홍 지사는 MB정권 시절, 한나라당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그야말로 과거 여권의 최고위급 인사였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비슷한 기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표 특보단장 등 주요 당직을 역임했다.
특히 두 사람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대응을 위해 발족한 클린정치위원회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당시 3선이던 홍 지사가 클린정치위원장을 맡아 야당의 공세를 막았고, 초선의 김 정책위의장은 클린정치위원으로 활동했다.
과거 당 대표까지 지낸 홍 지사로서는 경남 예산을 읍소하기 위해 당 정책위의장에게 협조를 구하는 자체가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