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9· 69위)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230만 달러)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본선 승리를 거뒀다.
정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15번코트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호주·95위)를 3-0(6-3 6-1 6-2)으로 완파했다.
강행군 속에서 치러진 지난 6월 윔블던테니스대회 본선 1회전에서 정현은 당시 세계랭킹 151위였던 피에르-위그 에베르(프랑스)에게 2-3(6-1 2-6 6-3 3-6 8-10)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정현은 미국에서 열리는 ATP 투어 하드코트 경기에 꾸준히 참가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지난달 말 열렸던 윈스턴세일럼오픈에서는 개인 첫 본선 2연승을 달려 16강에 진출했다.
상대 덕워스는 올해 4월 82위를 기록한 것이 자신의 최고 랭킹이다. 순위는 정현보다 떨어지지만 메이저대회 경험은 한 수 위였다.
자국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에는 2012~2013년과 올해까지 3차례 2회전에 진출했다. 올해 윔블던에서도 1회전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경기 전 "체력도 정신력도 100% 상태"라며 선전을 자신했던 정현은 차원이 다른 기량을 과시했다.
1세트에서 정현은 매 게임 브레이크 기회를 만들며 상대를 압박했다.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 3차례 도전 끝에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여세를 몰아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두 차례 브레이크 기회를 모두 잡아내며 22분 만에 6-1로 손쉽게 따냈고 3세트도 무난하게 가져오며 승리를 거머줬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승리한 것은 2008년 이형택의 프랑스오픈 이후 처음이다.
정현은 2차전에서 프랑스오픈 우승자 스탄 바브링카(스위스·5위)와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스페인)의 승자와 맞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