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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월에만 '4조2000억' 매도…2013년 '긴축발작' 이후 최대

美·中 'G2 리스크'에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우동석 기자  2015.09.03 09: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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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금액이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에 의한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04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외국인이 5조9000억원을 처분했던 2013년 6월 이후 2년2개월 만의 월간 최대 순매도 액수다. 

2013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의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하자,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자본이 대거 빶나가는 긴축발작이 일어났다.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통화량 부족으로 미국의 금리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 미국 쪽으로 돌린 것이다

최근 외국인 자본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다. 미국과 중국발 악재 때문이다. 

미국은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며 '9월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중국은 경기 둔화 조짐에 고전하고 있다. 

'G2(Group of 2) 리스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최근의 위기를 2013년 긴축발작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지현 연구원은 "중국 성장세 둔화, 대북 리스크, 원화자산 투자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시각 악화 등의 악재가 겹쳤다"며 "골드만삭스가 한국 증시 투자비중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최근 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의 '팔자' 현상은 아시아 신흥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3조원), 대만(-2조), 인도네시아(-8400억원), 필리핀(-4500억원), 베트남(-143억원) 등에서도 지난달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아시아 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JP모건은 "미국 금리정상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신흥국으로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주가지수 하락은 경기둔화 우려와 적절한 정책 대응 부재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단 아시아 경제의 맹주인 중국이 어떤 식으로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신흥국 주식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원은 "G2 리스크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탓에 외국인의 아시아 주식 추가 순매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단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고 아시아 신흥국들이 2013년에 비해 개선된 펀더멘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