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내년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4일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방문한 터키 앙카라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전과 같은 고도성장을 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당국의 관리 능력을 고려할 때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성장 둔화는 대중 수출 등 직접적 채널, 신흥국 시장불안 확산 등 간접적 채널을 통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한국의 경제 밀접도가 높은 만큼 최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로 한국의 2016년 성장률을 당초 3.5%에서 3.3%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수출이 활성화되면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위안화 절하는 중국 당국이 자국 경제에 대한 상황인식에 입각해 취한 조치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아시아에서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안화 절하 이후 원화는 여타 신흥국 통화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 부총리는 "'시점'보다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면 세계 경제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점쳤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환율 안정성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볼 때 여타 신흥국보다 양호한 상황"이라며 "신흥국 중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하향 조정하지만 올해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으리란 점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기 둔화, 세계교역량 감소, 신흥국 불안심화 등 대외적 하방 리스크는 커졌지만 경제활력대책과 구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면 3%대 성장률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며 "추가 부양책 필요 여부는 현재 추진 중인 재정보강 등 확장적 거시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이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