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효과 똑같다는 '유심 포맷' 시작했지만 현장선 '교체' 추천…왜?

  • 등록 2025.05.13 15: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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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유심 재설정 해도 어짜피 다시 유심 교체를 해야해요.”

유심 재설정(유심 포맷) 기능이 적용된 지난 12일. 유심 교체 순번이 돼 SK텔레콤 대리점(T월드)에 방문하니 직원이 이같이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 예약자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유심 재설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 일부 정보를 변경하는 방법이다.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의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한다.

해킹으로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 시도를 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돼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특히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유심 교체는 유심에 저장한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백업한 다음 새로운 유심에 다시 옮겨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방문한 대리점에선 소비자들이 유심 교체 전 해야 할 일들을 테이블에 붙여 놓고 있었다.

 

유심 재설정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금융기관 신규 인증도 필요가 없다. 이심(eSIM) 사용자도 이용 가능하다.

사용자 입장에선 편리한 방법이지만 대리점에선 유심 재설정에 대해 묻기 전까지 먼저 언급하지 않았다.

“유심 정보를 변경하는 재설정 기능이 있다고 들었다”고 하자 직원은 “유심 정보를 변경하는 것인데 결국 나중에 유심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유심을 교체하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매장에서 유심 재설정을 쉽게 권하지 않는 배경에는 유심 교체 대기 수요 해소를 빠르게 해소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장 직원은 “유심이 들어오면 예약 고객에게 순번대로 교체 가능한 날을 안내하는데, 고객들이 날짜에 맞춰서 모두 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기 물량이 쌓이면 본사로부터 추가 유심을 받기가 어렵게 되고, 이 경우 예약 대기가 더 늘어난다”고도 했다.

또 유심 재설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적어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데다, SK텔레콤이 차후 1회에 한해 유심 무상 교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대리점 입장에선 업무 처리를 이중으로 해야 해 처음부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도 보여진다.

유심 재설정은 해킹 사고 이후 교체 유심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SK텔레콤이 대안으로 고안해 낸 방법이다. 사고 발생 초기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는 유심 물량이 달려 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소프트웨어(SW)로 가입자 유심 정보를 바꾸는 방식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최근 SK텔레콤은 유심을 대량 주문하면서 물량 부족 사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달까지 500만장, 다음달에는 577만장을 추가 확보해 유심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1일까지 SK텔레콤은 총 143만건의 유심 교체를 진행했고, 남은 예약 고객은 721만명이다. 하루에 물리적으로 교체 가능한 수량에 한계가 있어서 진행에 시간이 걸릴 뿐, 대기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의 물량은 확보된 셈이다.

특히 현재 SK텔레콤 대리점들은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교체 유심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신규영업을 할 수 없다. 신규 가입은 물론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할 수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 출시를 앞두고 있음지만 기기변경만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대리점 입장에선 유심 재설정보다 유심 교체를 통해 빠르게 상황을 타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신규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 당장 특정할 순 없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교체 유심 물량 공급 상황이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영업 재개 시점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조치는 유심 물량 부족 사태를 호전시키기 위한 취지"라며 "로밍 이용자를 포함, 유심보호서비스에 다 가입됐고 이달 중순 이후부터 유심 공급이 안정화되고, 유심 재설정 기능까지 도입된다. 정부 관계 부처와 신규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fdail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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