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김필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이미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 확산 개편되면서 글로벌 주도권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기술, 커넥티드 기술, 차량용 반도체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국가 경쟁력 요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는 단순한 전기차 수준에서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로보빌리티(Robobility) 등 다양한 요소로 확대되고 있고 더욱 융합적인 요소로 바뀌면서 복합적인 특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한 글로벌 주요 국가의 주도권 싸움은 심각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대차 그룹 중심으로 잘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고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분야가 고군분투하면서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정부가 잘하기보다는 기업이 치열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얻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해외로 나가는 국내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은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배터리 소재나 각종 원자재 등의 중국 의존도는 아직 워낙 높아서 심각한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간의 경제 갈등이나 양 진영의 신냉전 구도가 커지면서 글로벌 경제 위축도 고민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강력한 독점적 자원을 무기로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는 물론 최근에는 배터리의 기본 원료인 흑연의 수출도 통제하여 심각한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3년 전 가장 기본적인 원료인 요소의 수출금지로 국내 시장이 난리가 났으나 최근 다시 요소의 수출 허가 품목이 되면서 다시 한번 요동친 경험이 있다. 앞으로 더욱 이러한 원료를 중심으로 무기 전략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 확실하다. 당연히 해외 수입 다변화 등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대책이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우리는 FTA 등 국제 사회를 통한 무역거래가 유일한 생존 통로인 만큼 현재의 자국 우선주의 등은 심각한 어려움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이 더욱 그래서 중요하다. 산학연관의 시너지 효과 중 가장 중심이 되고 이끌어야 하는 영역이 바로 정부이다. 현재와 같은 양극화된 국회 등의 움직임은 냉혹한 국제 사회의 상황에서는 최악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한정적이고 국한되어 있는 형국이다.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역할이 나누어져 있고 시너지는커녕 격벽이 크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래 모빌리티는 융합적인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조직도 융합적으로 움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막상 정부 조직은 수십 년의 같은 구조와 낙후된 시스템으로 시너지는커녕 일선 기업체에 도움이 거의 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획기적인 개편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필자는 여야 양쪽에 정부 조직 개편 중 가칭 '미래 모빌리티부'를 창설하라고 언급하곤 한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주택부 등 부동산 전문 조직으로 나누고 교통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의 조직은 묶어서 가칭 '미래 모빌리티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전문성 있는 누가 들어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고 있으나 어느 누구도 감히 덤벼들어 개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등 쉽고 접근하기 좋은 이슈만 가지고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은 아니어도 큰 그림은 놔두고 우선적으로 이러한 각계의 조직과 역할을 조율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가칭 '미래 모빌리티 위원회'를 두자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고 판단하면 그냥 ‘코디네이터’라는 조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좋다. 한 번에 하기 힘들면 하나하나 검증하면서 강화하는 노력도 괜찮다.
이번 정부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구성에 매우 박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문제가 많았던 난발하던 조직을 정리하여 진행한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나 꼭 필요한 조직은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 대통령 공약으로 가장 중요하게 제안했던 민관합동위원회도 중요한 공약이다. 아직은 시작도 못 했지만 실제로 이 공약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기업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모빌리티 관련 위원회부터 구성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단순한 자문으로 끝나는 형태가 아닌 자문 이상의 실행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자문만 하고 실제로 일선에서 도움이 안 되던 위원회는 한둘이 아니었던 만큼 형식적인 위원회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일상화된 국내 제도적 규제를 풀기 위하여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 이상의 효과가 있는 위원회가 되어야 일선에서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미래 모빌리티 위원회가 구축된다면 할 일은 극히 많을 것이다. 최근의 글로벌 주도권 싸움은 신기술과 소·부·장은 물론 이를 융합적으로 운영하는 시너지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국 대비 초격차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선에서 글로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무기를 실질적으로 구성해주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루속히 이러한 위원회의 구성을 촉구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역시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미래 토끼를 선점하는 효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