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이나 분실된 스마트폰을 매입해 중국·필리핀 등 해외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밀반출한 스마트폰은 500여 대(시가 5억원 상당)에 이른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밀반출책이자 조직폭력배 출신 이모(35)씨와 중간 수집책 장모(35)씨 등 8명을 상습장물취득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씨 등에게 스마트폰을 판매한 택시기사 강모(51)씨 등 22명을 장물취득 및 장물알선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도난이나 분실된 중고 스마트폰 500여 대(시가 5억여원)를 중국이나 필리핀 등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서울 광진구와 강남구 등 번화가에서 소매치기 수법으로 훔친 스마트폰이나 택시기사에게 분실된 스마트폰을 팔도록 유인하는 이른바 '흔들이' 등을 통해 중고 스마트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세관 심사가 강화돼 분실 스마트폰 등의 수출이 어렵게 되자 포장을 새 것으로 갈아 끼워 정상적인 중고 스마트폰으로 둔갑시킨 뒤 해외항공화물을 통해 밀반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밀반출책으로 활동하다 구속된 귀화 중국인 반모(33)씨와 베트남 유학생 팜모(28)씨는 각각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과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유학생들에게 분실한 스마트폰 2대를 건네 밀반출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이 밀반출한 휴대전화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500여 대. 하지만 경찰은 실제 유통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분실 스마트폰을 재개통해 사용하면 추적을 당할 수 있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유심(USIM)칩만 바꾸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해외로 밀반출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할 경우 경찰이나 해당 이동통신사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판매책 등 달아난 공범들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