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교수들이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보광스님의 총장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73명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이사회는 보광스님을 총장으로 선출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며 보광스님의 총장 후보 사퇴와 함께 총장 선출 재실시를 촉구했다.
동국대는 지난해 12월 총장 선출과정에서 대한불교 조계종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압박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또 총장 단일 후보인 보광스님이 집필한 논문 2편에 대한 표절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 21일부터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최장훈씨가 동국대 만해광장 조명탑에서 무기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정교수들은 총장 선출 유예 이후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대학의 운명을 좌우할 총장 선출이 조계종 총무원의 개입으로 왜곡된 사태 앞에서 우리는 무력함을 절감하고 참담한 심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학원생을 비롯,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염려하는 충정에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시위와 농성의 대열에서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학생들을 가르치고 보호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또 "조계종 총무원 일부 인사들이 특정 총장 후보에게 사퇴 압력을 가한 행위는 총장 선출의 법적 절차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고 대학의 자치권에 대한 침해"라며 "학교법인과 행정 당국은 대학 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명분 하에 그동안 대학의 사명을 저버린 경우가 없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