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차규 공군참모총장이 부대 운영비를 횡령하고 그의 가족들이 관용차 및 병사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익명 제보로 드러난 공군 참모총장의 비리와 그 가족들의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최 총장은 2008~2009년 공군제10전투비행단 단장으로 재임할 당시 부대 운영비 300만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해 업무상 횡령죄 의심을 받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 관계자의 구체적인 제보로 확인한 사실"이라며 "당시 수사라인은 최 총장의 300만원에 대한 용처가 명확하고 부패행위가 더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계좌추적까지 하려고 했지만 외압에 의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또 최 총장은 부대 비용으로 1300여만원 상당의 외국산 옥침대를 구입했으며, 공관의 천장과 바닥공사로 1억8000만원, F35모형 거치대와 부조 등 구입으로 1억1460만원 상당을 지출하는 등 총 3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소장은 "운영 잔액 2억원 이하의 사용은 참모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고 하지만 재량권을 넘어서 지출한 1억1460만원의 출처는 어디인지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다"며 "공관집기와 가구를 사사로이 가져간 부분에 대해선 절도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과 그 가족은 관용차와 병사를 사적인 일에 동원하는 등 갑질 의혹도 받고 있다.

최 총장은 지난해 4월 운전병에게 관용차로 자신의 아들을 홍대 클럽에 데려다 주게 하고, 병사에게 이사한 딸의 집에 커튼을 달아주라고 명령하는 등 군 복무와 관련없는 부당한 일을 강요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총장 부인은 관용차를 개인 차량처럼 운행하면서 운전병에게 생수를 미리 준비하게 하고, 자신의 쾌적함을 위해 앞 좌석을 최대한 당겨놓게 하는 등 까다로운 수칙으로 운전병들의 기피대상 1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의 아들은 지난해 8~9월에 공관 문을 늦게 열어줬다는 이유로 헌병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모욕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소장은 "공관병과 운전병 출신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며 "최 총장 아들의 경우 군인 신분이었다면 더 엄히 처벌받을 수 있다. 군 법에 따라 초병에 대한 폭행 등 행위는 가중처벌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 총장은 자신이나 상급자의 비리 등 불리한 언론보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훈홍보실장을 좌천 보내기도 했다"며 "최 총장 부임 후 공군 인권침해 상담전화가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갖은 비리와 전횡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군은 입장자료를 통해 "최 총장은 단장 재임 시기부터 현재까지 모든 복무기간 동안 단 한 푼의 부정한 돈을 받거나 유용한 적이 없다"며 "군인권센터는 일주일간 공관병으로 근무했을 뿐인 예비역 병사의 근거 없는 언급만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군은 "(1300만원 상당의 외국산 옥침대가 아닌) 375만원 상당의 국산 침대를 구매한 바 있다"며 "지휘부 시설 공사 역시 정상적인 업무지시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총장 재량권 내인 1억8900만원을 사용해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관) 리모델링과 별개의 사안으로 지난 2월 록히드마틴사로부터 기증받은 F35 모형 거치대를 설치(3000만원)하면서 지휘부 복도 외벽 로고와 조직도 보완(1000만원) 등을 병행해 인건비(500만원) 포함 총 4500만원의 예산을 추가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군인권센터가 공사 금액을 중복계산해 (1억1460만원으로) 부풀려 발표한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