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수수 의혹' 이완구 내일 소환 6대 쟁점은?

  • 등록 2015.05.13 18: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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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오는 14일 이완구(65)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 수수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선 사실관계들을 세밀하게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이 2013년 4월 4일 충남 부여에 갔었는지 등 그날의 모든 동선을 완벽하게 복원해야만 실제로 3000만원이 건네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李-成, 2013년 4월4일 부여에 있었나?

검찰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4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한 뒤 오후 4시께 부여 톨게이트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부여 톨게이트에서 선거사무소까지의 거리,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성 전 회장 측의 주장처럼 오후 4시~4시30분께 선거사무소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총리 역시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또 충남도청 개청식 참석 이후 청양 선거사무소를 들렀다가 오후 늦게 부여에 도착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도 두 사람이 같은날 부여에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부여에서 만났나?

검찰은 두 사람이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만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선거사무소에 있었던 복수의 관련자들로부터 두 사람이 같은 시점에 동일한 공간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성 전 회장의 당시 동선과 행적 등을 모두 복원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다만 이 전 총리 측은 성 전 회장을 어디에서 마주쳤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청양 선거사무소에 들렀다가 오후 늦게 부여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선거사무소에서 독대했나?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등을 수시로 불러 조사하면서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 독대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총리의 전직 운전기사 윤모씨와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한모씨 등도 "두 사람이 독대하는 장면을 봤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은 성 전 회장이 주장하는 시점에 부여 선거사무소에 있었는지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날이 후보 등록 첫 날이었던 만큼 현장에 여러 사람이 몰렸기 때문에 성 전 회장을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 받았던 현장에 동석했던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전 총리 측은 '독대' 여부를 강하게 부인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3000만원 누가, 어떻게 전달했나?

검찰은 성 전 회장이 3000만원을 들고 금씨와 함께 여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뒤 이 전 총리와 따로 만나 돈을 건넸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금품을 직접 건넸다고 주장하는 '공여자'의 진술만 없을 뿐, 3000만원이 전달된 정황 자체는 흔들릴 수 없을 정도로 복원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금씨가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차량에서 3000만원을 꺼낸 뒤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독대했던 현장에 이를 두고 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씨 역시 "차량 안에서 '비타500'(음료) 상자가 놓인 것을 봤고, 수행비서(금씨)가 이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전 총리 측은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3000만원은 어디에 담겨 있었나?

3000만원이 어떤 형태로 전달됐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당초 비타500 상자안에 3000만원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노란 봉투나 쇼핑백 등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 

3000만원 전달 상황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금품이 어떤 형태로 전달됐는지를 입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복원했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李, '회유' 의혹 지시·개입했나?

검찰은 이 전 총리 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이 전 총리의 최측근인 김민수 비서관을 소환했다. 김 비서관은 윤씨와 한씨 외에도 성 전 회장이 부여 선거사무소에 있었던 당시 함께 있었던 도의원 등 10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게 아니지 않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비서관이 이 전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와 같은 회유 시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전 총리 또한 이 사건 발생 초기 성 전 회장 측근들에게 10여차례 이상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 측은 극도로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61) 경남도지사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다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던 점에 비춰볼 때 일종의 '학습 효과'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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