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동자 집회를 중대범죄로 포장하고 있다.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려는 것 같아 우려된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최근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대해 입장을 내놓았다.
한 위원장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요한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과 관련된 위반이던데 이는 앞서 법원이 구속수사 사유가 없다고 인정한 사안"이라며 "굳이 다시 중대범죄로 포장하는 것은 어떠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실제 법원은 지난 10일 이미 경찰의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교통방해 혐의는 체포나 구속을 해야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 위원장이 불법시위를 주도한 명백한 이유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우리는 의례적으로 행진하고 집회한 것인데 (수사당국이) 명쾌하게 뭔가가 있다고 밝히면 좋겠다"며 "변호사를 통해서는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관련해서 수사하겠다는 정도로 얘기하면서 결론은 중대범죄로 가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서면이나 구두 형식으로 수차례 출석 요구를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얼마 전 민주노총으로 왔을 때 변호사가 출석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며 "집으로 무엇인지 모를 등기가 왔는데 받을 사람이 없어서 못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출석 요구를 알았는데 응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최저임금 1만원 요구, 노동시장 구조개혁안 반대 등의 목소리를 표출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이렇게 발이 묶이는 부분이 답답하다"며 "할 일도 많고, 민주노총 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문제들이 벼랑 끝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장에서 노동 전선에 대한 입장도 이야기하고 시민사회에 노동시장 구조개혁 왜 반대해야하는지, 최저임금 왜 올려야하는지 등 알려야하는데 못하고 있다"면서도 "나 하나 체포된다고 해서 민주노총 지도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당국의) 여러가지 노림수가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좀 길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노총은 다음달 15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었다. 내가 묶이다보니까 임원 동지들이나 지역 동지들이 더 긴장하고 열심히 뛰더라"며 "현장에서 느낀 것보다 몇 배 이상의 긴장감이 돌고 있지 않나 싶더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1차 총파업의 효과가 미미했다고 지적하며 2차 총파업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한 위원장은 "우리는 늘 당하고 나서 분풀이식으로나 하는 파업, 억울해서 하는 파업 정도로는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지켜내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지난 4월24일에는 선제적 총파업 의미를 걸었다. 이번에는 각종 노동 문제를 가지고 전국 각지에서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시민호응도 좋았고, 이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될 줄 알았는데 해보니까 되더라. 그럼에도 (파업이) 위력적이냐 아니냐가 관건인데 위력적이라면 정권이 문제되는 정책 추진을 멈췄을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안된 것이 사실적인 문제다. 전체 노동자들이 어떤 식으로 힘을 결집할 지 고민해야 하고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에 대해 "표현만 취업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니 일반해고니 하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 모법인 노동기본법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이것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과 임금에 대한 모든 것을 노사관계를 풀지 않고 회사가 알아서 하면 누가 권리를 지키겠나. 노조 무력화 정책이다"며 "이렇게 하면 한국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특히 제조업은 깨진다. 모든 방안을 동원해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대로 구조개혁안이 통과된다면 일본 이상으로 노동환경이 후퇴될 것"이라며 "이러한 절박한 심정으로 2015년 7월, 투쟁 한 꼭지를 준비하고 있고 또 다음 투쟁도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