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2일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정동화(64) 전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지난 5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2달 만이다.
정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51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 '검찰 수사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용은 잘 모르겠고 오늘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정 전 부회장은 또 '공사 업체를 선정하면서 뒷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질문에 "그런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가 현재까지 정 전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수재, 입찰방해 등이다. 정 전 부회장은 포스코건설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2012년 국내외 건설공사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20일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통해 정 전 부회장의 혐의 2가지 정도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포스코건설 토목환경사업본부에 집중됐던 수사망을 건축사업본부로 확장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시모(55) 포스코건설 부사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시 부사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23일 오전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시 부사장이 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하도급 업체인 대왕조경과 길보조경의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수억원의 뒷돈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자금 일부가 정 전 부회장 등 포스코건설과 포스코 그룹 수뇌부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정 전 부회장은 국내 하도급 업체로부터 영업비 명목으로 뒷돈을 받거나 해외 공사 현장에서 부풀린 공사대금 차액을 받고, 현장 소장에게 지급되는 현장활동비를 돌려받는 등 3가지 경로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만든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공사 현장 하도급 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