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오늘 첫 재판

  • 등록 2015.07.23 09:47:56
  • 댓글 0
크게보기

지난 4월 사망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61) 경남도지사에 대한 첫 재판이 23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지사와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이날 오전 11시에 진행한다.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 전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법원조직법상 단독재판부 관할에 속한다. 중앙지법은 그러나 이 사건이 올초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합의부로 보내는 재정합의 결정을 했다.

홍 지사의 경우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과 함께 재판을 받게 돼 그의 입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적 사실이 밝혀지리라는 세간의 기대도 크다. 

홍 지사는 지난 2일 서면자료를 통해 "지난 30여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즐풍목우(櫛風沐雨,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떠돌며 온갖 고생을 다 했다는 의미)의 세월을 보내면서 오로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 왔다"며 "단 한 번도 이권에 개입한 적도 없고 공직자의 정도를 벗어나 본 적도 없다"며 법정 투쟁으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4월9일 자원외교 비리 관련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이 사건 수사를 진행해 왔다. 당시 사망한 성 전 회장의 주머니에선 홍 지사를 비롯해 이완구(65) 전 국무총리 등 박근혜 정권 핵심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된 메모지가 발견됐다.

검찰은 수사 초기 호남 출신 특수통 검사인 문무일(54·사법연수원 18기) 대전지검장을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하며 의지를 보였지만, 수사 과정에선 경남기업 관계자들을 더 비중있게 강제수사하는 모습을 보여 편파수사 논란을 빚었다.

또 당초 리스트에 거론된 8인방 중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만 기소하고 김기춘(76)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는 등 나머지 리스트 등장 인물은 사법처리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라는 오명도 썼다.

홍 지사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3부는 일명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모(43·사법연수원 31기) 전 판사 사건을 심리한 바 있다. 회삿돈으로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세주(62) 전 동국제강 회장 사건도 해당 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한편 이날 성 전 회장의 계열사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한모(50) 전 경남기업 관리총괄부사장과 전모(50) 전 재무담당 상무에 대한 첫 재판도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 성 전 회장의 금고지기 역할을 맡았던 한 전 부사장을 통해 경남기업의 뇌물 루트가 상세히 밝혀질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홍 지사와 함께 기소된 이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는 이날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