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홈페이지 협박글 게시' 30대男 "글 쓴 적 없어"

  • 등록 2015.09.04 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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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민원코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둘째 딸을 성폭행하고 미국을 테러하겠다는 등 협박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글을 쓴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박사랑 판사 심리로 열린 이모(33)씨에 대한 보석 청구 1차 심문기일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어 "이씨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기록에도 이씨가 노트북으로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다만 "검찰 측 서류를 검토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구체적인 변론은 차후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변호인은 아울러 이씨에 대한 보석 청구와 관련해 "이씨는 구속된 이후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됐다"며 "스트레스성 거식증으로 인해 50일째 물만 마시고 있는 등 건강 상태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이씨는 식사를 거부하며 스스로 건강불량을 초래했다"며 "디지털 증거분석에 따라 진술을 바꾸는 치밀함을 보여주고 있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보석 청구를 기각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 7월7일 오후 8시께 서울 동대문구 소재 자택에서 미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둘째 딸 나타샤를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려 협박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가 작성한 글에는 '나는 미국 역사에 유명한 한국 남자로 남기로 결심했다. 결국 나는 당신의 둘째 딸을 성폭행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전에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좀 공손할 것 같은데, 괜찮은가?', '나는 김치를 많이 먹어서 에이즈에 안 걸려'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6시간쯤 뒤 다시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테러 선언'이라는 제목의 협박 글을 올린 혐의도 받았다.

조사 결과 이씨는 국내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뒤 취업에 실패하자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처럼 집에서 인터넷을 하며 혼자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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