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투병에 먼저 간 동생…유산 모아 1천만원 기부

  • 등록 2016.01.03 08: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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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후원금 한 번 못 보낸 게 후회가 됩니다. 가능하다면 나의 치료비, 수술비의 일부를 승가원 아이들을 위해 써주세요."

30년간 심장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동생이 남긴 유언. 그 뜻을 이뤄주고 싶었던 언니가 동생의 유산에 정성을 보태 장애아동들에게 1000만원을 기부한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복례(70·여)씨는 후원금 1000만원과 함께 편지를 써서 장애복지 전문법인인 승가원에 보내왔다.

김씨는 동생 고(故) 김복심(61·여)씨가 2년 전 심장병을 앓다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언이 늘 마음에 걸렸다.

동생은 30대 초반 발병한 심장병 때문에 직장도 관두고 복례씨 집에서 살아왔다.

인정이 많았던 동생은 매달 복례씨가 장애아동들을 위해 후원하는 걸 보면서 마음 한 켠에 드는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할 수입이 없으니 물적으로 도와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아픈 몸으로 뭔가를 하기는 더 어려웠던 탓이다.

그러다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복례씨에게 "승가원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한 게 곧 유언이 됐다.

복심씨가 남긴 돈은 수술비, 치료비 등을 제외한 200여 만원. 마지막 가는 길이나마 보람찬 일을 해보고 싶었던 동생의 심정을 헤아린 복례씨는, 2년 동안 나머지 금액을 모아 1000만원을 동생 이름으로 기부했다.

승가원 관계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유산나눔을 실천해주신 가족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김복심 후원가족님의 소중한 나눔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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