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지역에 최대 25㎝의 폭설과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24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무안(해제) 25.0㎝, 광주 19.3㎝, 장성 18.0, 목포 17.0㎝, 영광·함평 14.0㎝, 진도·담양·화순 13.5㎝, 곡성 12.0㎝ 등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전남 무안과 나주·진도·신안·목포·영광·함평·영광·장성에는 대설경보가, 광주를 비롯해 장흥·화순·완도·해남·강진·담양,흑산도(홍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표 중이다.
오전 9시30분을 기해 순천과 곡성, 보성의 대설주의보는 해제됐다.
눈과 함께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이날 전남 신안 흑산도는 최저 기온이 영하 8.7도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997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진도 역시 영하 12.7도로 역대 일 최저 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광주는 영하 11.7도를 기록했으며 영광 영하 13.2도, 구례 영하 12.9도, 곡성 영하 12.2도, 장성 영하 11.6도, 화순·순천 영하 11.0도, 순천 영하 10.4도, 광양 영하 9.9도, 목포 영하 9.1도, 강진 영하 9.0도, 여수 영하 8.9도, 완도 영하 8.0도 등으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강한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0~20도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모든 지역에는 한파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도로가 얼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2시36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승용차가 도로에 주차된 1t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41)씨 등 2명이 다쳐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23일 오후 9시21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 인근 도로에서는 벤츠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4m 아래 하천으로 추락해 운전자 B(59·여)씨가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에서는 23일부터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11건의 빙판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 2시23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 한 노래방 앞에서 빙판길에 행인이 넘어져 다치는 등 같은 시간 22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해 19명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남에서는 전날부터 42건의 교통사고와 28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많은 눈이 내린 이후 도로 교통사고보다 인도 등에서 발생하는 빙판길 낙상 사고가 더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많은 눈이 내렸던 19~20일 이후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빙판길 낙상사고로 119를 통해 후송된 환자만 40여명에 달한다.
지난 19일에는 60대 노인이 눈길에 넘어져 머리를 다치면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노인들의 경우 낙상으로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지역의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이날 오전 광주에서 제주와 김포로 오가는 여객기 13편이 모두 결항됐다.
무안공항은 제주 등 오전 2편의 여객기가 결항됐으며 지난 23일 오후 7시 도착 예정이었던 캄보디아 소속 비행기는 기상악화로 인해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해 현재까지 대기 중이다.
여수공항도 이날 오전 제주와 김포로 향할 3편의 여객기가 사실상 결항됐다.
폭설에 도로 곳곳이 막히기도 했다.
광주지역을 운행하는 전체 98개 시내버스 노선 중 무등산 산장 방향 등 49개 노선이 단축, 우회 운행하고 있다.
전남 구례 성삼재 천은사∼도계 구간 지방도(16㎞)와 군도 15호선 진도(의신사천~고군향동·2.5㎞) 등 2곳의 도로도 막혔다.
강풍특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목포와 여수, 완도 앞 바다 55개 항로 92척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면서 가거도와 거문도 등 섬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묶였다.
무등산국립공원 탐방로 전구간의 입산도 통제 중이다.
기상청은 오는 25일에도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는 곳이 많겠고, 낮 동안에도 영하권에 머물며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서해안에는 5~15㎝, 광주와 전남은 2~7㎝, 동부·남해안에는 1~3㎝이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광주기상청 한 관계자는 "이번 눈폭풍이 몰려온 원인은 북극에 있다"며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계속 밀려오면서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