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대부 윤태식... 그는 죽지 않았다!

  • 등록 2017.12.18 09: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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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진 빚 갚으며 인류를 보호하는 4차 산업혁명에 기여할 것”

윤태식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YOONAM Tech 연구소장은 지난 1999년 12월 디지털 지문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벤처기업 ‘패스21’을 창업한 후 AP통신, 로이터통신, CNN을 통해 당시 개발된 패스폰으로 인터넷을 즐기고 지문을 패스워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1년 세계 최대 지문인식 기업인 미국 베리디컴을 전격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해외언론들은 “개구리가 뱀을 삼켰다”는 헤드라인으로 긴급 타전하기도 했다.

스티브잡스가 타계한 후 애플 CEO 팀쿡도 2007년 애플이 내놓은 iPhone은 한국에서 개발된 패스폰 기술이지만 사정상 상용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스티브잡스가 이를 벤치마킹했다고 고백하여 국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이른바 ‘수지김 간첩조작’ 사건으로 구속돼 무려 15년 6개월의 옥중생활을 끝내고 최근 사회로 돌아왔다. 그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참회의 시간을 보내면서 독학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면서 또 법무부 제12공공직업훈련소 정규훈련생으로 선발되어 컴퓨터응용기계학과 산업기사 3년 과정을 수료했으며 인류의 숙원이던 ‘AI 인증엔진’을 옥중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YOONAM Tech 연구소를 세우고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갚으면서 인류를 보호하는 4차 산업혁명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윤태식 연구소장과의 일문일답

-대중들에게 아직 IT융합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것 같은데?

IT산업은 융합의 시대를 맞이했고 휴대폰은 카메라의 대용품이 됐다. 최신형 TV는 인터넷 서핑 도구가 됐고 손목시계는 휴대폰을 대신하고 있다. IT융합기술은 여러 기업이 협업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국내 IT기업들이 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동안 IT기술은 산업의 효율성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러나 IT융합은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혁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혁신은 속도다. 손자병법에 ‘세찬 물결은 무거운 돌까지도 떠내려 보낸다’는 말이 있다. 속도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 반대로 속도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반드시 도태된다. 시대가 변하면 고객의 욕구도 바뀐다. 특히 지금은 누구보다 빠르게 혁신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나는 앞으로도 고객이 요구하는 모바일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혁신의 정의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알려졌는데 경영에 대한 답은 주로 어디서 구하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초등학교만 졸업했고, 중⋅고등학교와 대학과정을 옥중에서 독학으로 공부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그동안 수없이 실패했던 사람이지만 다시 도전하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한 후 흘렸던 피눈물 때문에 실패에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실패했던 길을 다시 가지 않아도 되는 값진 경험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패도 스펙이라는 걸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자가 승리한다’였다. 포드가 대규모 자동차 조립라인을 만든 것은 빨리 차를 사길 원하는 고객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포드의 효율과 속도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980년대 고객들은 제대로 만들어진 물건을 갖고 싶어 했다. 장인정신을 강조한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이 성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요타의 품질 경영도 내가 추진할 제1원칙 중 하나다.

-치열한 모바일 시장과 핀테크 부문의 후발 주자인데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은?

기업 경영에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직 질문만이 있을 뿐이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적절한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리더들은 형식적으로 경영을 했고, 직원들은 보여주기 식으로만 일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은 영혼이 없는 것과 같다.

-고객 중심 경영이란 말이 쉽지 실천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면 경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이라는 나무의 토양은 고객이다. 모바일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지구촌에서 모바일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무엇을 가장 염려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해결하는 것이 고객 중심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은 분실 위험과 사생활 노출 등 치명적인 약점으로 강력한 보안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것이 <AI 인증엔진>을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AI 인증엔진>은 휴대폰을 분실해도 모든정보를 보호할 수 있으며 해커의 공격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특히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 패스워드, 공인인증서, OTP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더 나아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TS Phone>은 원터치로 화면 크기를 300%까지 슬라이딩 Wide 방식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이런 모바일이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TS Phone>이다.

내 목표는 모바일을 만드는 것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바일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포화 상태인 것은 모바일 시장이 아니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포화일 뿐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혁신 모바일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뜻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핵심 가치(value)가 있어야 한다. 나는 혁신을 핵심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는 어떻게 진출할 생각인가?

각국마다 다른 전략을 쓸 것이다. 미국인은 ‘미국산(Made in USA)’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 연구소와 현지 법인을 세울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강한 유럽 시장에는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으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가 강한 일본에는 현지 법인과 협정을 맺는 방식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논문집필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저는 검정고시 출신이다. 제가 신기술을 개발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신기술이기 때문에 학술적 뒷받침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신기술을 학술적으로 표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C교수와 논문을 함께 집필하기로 했다. C교수는 자신도 인증기술에 관해 지난 10년 동안 연구하다가 접었는데 제 기술을 보고 자신이 풀지 못했던 부분이 풀렸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그는 학회에 알아보니 제가 학위가 없어도 논문 제1저자가 가능하다고 해서 C교수는 제2저자로 했었는데 며칠 후에 다시 학회에 알아보니 제가 학사학위가 없어서 제1저자가 될 수 없다고 해 C교수가 제1저자, 제가 제2저자로 순위를 변경했다.

그런데 한 달이면 집필이 가능하다고 말했던 분이 수시로 말을 바꾸더니 급기야 지난 12월 2일에는 제가 제2저자도 될 수 없어서 자신의 이름으로만 논문을 발표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저는 결국 투자자들한테 양치기 소년이 됐고, 신뢰가 땅에 떨어져서 이달 중으로 투자받기로 결정된 것도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 기술 노하우를 모두 파악한 C교수는 자신의 단독 논문으로 욕심을 부리는데 참으로 슬프다.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제가 배우지 못한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논문 컨설팅 학원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제가 공부해서 논문을 직접 쓰려고 한다. 저는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또 하나 배웠다고 생각하면서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저한테는 매우 씁쓸한 교훈이다. 이제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싶다. 모든 진실은 하나님이 아실테니까... 저는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어려움을 이겨내고 투자자들과 오해도 풀고 싶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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