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광주·전남 화물차·건설 중장비 기사 등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업체들은 요소수 품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조만간 물류산업·건설현장이 멈추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며 정부의 발빠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경유차량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필요한 요소수 생산 가능 물량은 현재 11월 분까지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지난달만 하더라도 10ℓ 1통이 5000 원 안팎이던 가격은 최근 치솟아 5~6만 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이마저도 판매처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화물차주들은 전국 화물차량 40만 대 중 60%가량 해당하는 24만여 대가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하는 경유차 배출가스 기준 EURO5·6에 해당한다며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본부 측은 "화물연대 소속 전국 조합원 2만 여명이 파업한다고 하면 '전국 물류 대란'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더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정부의 대책으로는 요소수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요소수 시세대로라면 차량 운임비 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화물차주들 입장에선 차량을 운행하는 만큼 손해이고, 그렇다고 일손을 놓으면 당장 생계가 걱정이다"라고 했다.
한 컨테이너 차량 기사는 "주유소에서는 단골 손님만 요소수를 넣어주는 경우가 흔하다. 이마저도 금세 바닥이 난다"며 "전날 광양 모 주요소엔 입고 4시간 만에 요소수 1000ℓ가 동났다. 최소 10ℓ씩만 넣는다고 해도 100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화물 운송 기사들끼리 모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경남 사천휴게소 상·하행선에 요소수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공유되자 기사들이 몰려들어 휴게소 진입로까지 긴 줄을 늘어섰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10ℓ 기준 1만5000원~2만 원, 개인 주유소는 3~5만 원까지 가격이 뛴다. 리터당 가격으로 따지면 유류비보다 비싸다"며 "가뜩이나 고유가로 힘든데 세제 인하에 따른 유가보조금·운임도 줄어 다들 힘들어 한다. 그나마 안전운임제 적용이 되는 차종을 제외하면 운행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해 많은 기사들이 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화물차 기사는 "요소수 투입 차량 차주들은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미리 사 놓은 사람들끼리 나눠 쓰기도 하고 판매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 화물차가 멈춰설 수 밖에 없다. 물류 대란 현실화는 이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건설 현장도 위기감에 휩싸였다.
한국노총 소속 건설노조 관계자는 "덤프트럭, 카고크레인 등 건설 중장비에 요소수를 보충해야 한다. 요소수 주입 주기가 다가오는 기사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근심이 크다"고 했다.
민주노총 소속 건설기계 노조 측은 "외진 건설 토목 현장으로 가면 요소수 판매처가 1~2곳 있는 수준이다. 10ℓ당 6000원이던 요소수가 싸게 사봐야 3만원, 최대 6만원까지 호가한다. 이마저도 한 번 보충하면 500㎞ 정도 주행할 수 있다. 덤프트럭은 보통 하루 200㎞를 운행하니 사흘가량이면 다시 보충해야 한다. 다음주가 되면 '현장이 멈추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조합원 사이에서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