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 정부가 차량용 요소수 가격을 최대한 규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입한 요소수는 기존 국내 유통 가격에 맞춰 공급할 방침이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요소 및 요소수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 브리핑에서 "요소수 가격 규제는 마지막에 남겨진 수단"이라며 "정부 수입 물량이 설령 가격이 조금 더 오른다고 하더라도 국내 유통 가격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요소수와 요소 수급을 안정화하는 내용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제정하고 1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물가안정법)법에선 재정·경제상 위기나 수급조절 기능이 마비돼 수급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긴급조치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는 연말까지 주유소에서만 판매한다. 승용차와 화물·승합차 1대당 최대 구매량은 각각 10ℓ, 30ℓ다. 구매자는 다른 이에게 재판매할 수 없다. 요소 수입·판매, 요소수 생산·수입·판매 업체는 당일 정보를 매일 익일 정오까지 신고해야 한다.
김 실장은 "산업부에서도 공급선을 다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도 유통관리 대책을 업계 등과 협력해서 만들고 있다"며 "아직 가격상한제를 설정하는 단계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들.
-요소와 요소수 고시를 왜 산업부와 환경부가 따로 고시하나. 부처 하나가 전담해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요소를 많이 확보하고 요소수를 빨리 생산하는 업무, 요소수 유통 관련 업무에 차이가 있다. 평상시 업무 비중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놓고 협업하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면 두 개 부처에서 각각 고시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 간에 긴밀한 협력과 정보 공유를 위해 노력하고, 그런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 이후 추가로 조치를 연장할 여지가 있나.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현재까지는 연말까지 시행하는 것으로 한시적으로 확정했다. 지금 상황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단, 필요하다면 연장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했지만, 중국에서 사용 전 검사 신청 건이 늘고 있고, 어제(10일) 기준 1만t 정도 검사가 들어갔다. 제3국에서 들어오는 물량도 연말까지 1만5000t 정도 계약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차량용 요소가 9000t 정도 확보돼 있어 전체적으로 잘 수급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요소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부족 우려도 나온다. 중국발 핵심 원재료 품목 파악은 하고 있나. 중국발 사태로 어떤 품목들이 우리나라에 제약이 되고, 품목 공개가 가능한가. 앞으로 대비책은 무엇인가.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면 점검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어떤 품목이 있는지는 공개하기 지금 적절치는 않은 것 같다. 정부 내에서도 검토하고 있다. 범용적인 제품 같은 경우 다른 수입선 대체를 찾는 대책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 생산으로 일부 확보 가능한 품목은 생산이 가능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단, 경제성 등 당연히 고려해야 할 요소 이외에 다변화를 통해 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정부 간 논의를 거쳐 관련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군부대 요소수 공급 가격은 기존 시장가격인 ℓ당 1200원선이라고 했다. 향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들어오는 수입 물량 가격도 동일하게 책정되나.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요소수가 10ℓ에 한 1만2000원 정도 판매되니 ℓ당 1200원 정도다. 정부에서 수입한 물량이 설령 가격이 조금 더 오른다고 하더라도 국내 유통 가격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다."
-요소수 가격을 앞으로 규제할 것인가. 가격 수준은 얼마나 되겠는가.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요소수 가격 규제는 마지막에 남겨진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물가안정법에 따라 최고 가격을 규제할 근거는 있다. 단, 지금 산업부에서 열심히 공급선 다변화를 노력하고 있고, 환경부도 유통 관리 대책을 업계 등과 협력하고 있다. 아직 가격상한제 설정 단계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존 제도를 충실하게 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당근마켓 등 중고시장에서 판매되는 요소수는 조치 위반이 아닌가.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당근마켓 등 중고시장에 재판매하는 행위는 긴급수급안정조치 고시에 따라 금지하고 있다. 중고시장을 통해 선의로 셰어(나눔)하고 기부하는 행위는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허용할 예정이다. 단, 큰 단위로 폭리를 취하기 위해 재판매를 한다면 물가안정법에 따라 처벌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충실히 알리고 계도할 생각이다."
-사업자가 수입하는 요소수는 어떻게 검사할 예정인가.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사업자 수입인데, 차량용 요소수는 국제적으로 18가지 품질기준을 가지고 있다. 유럽 애드블루, 미국 API와 같은 국제기준을 충족한다면 별도 검사 없이 쉽게 들어올 것이다. 검사가 제대로 안 된 것들은 지금까지 검사에 20일 정도 걸렸는데, 검사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신속 처리를 통해 3일 정도로 단축할 생각이다."
-요소수 판매처가 주유소로 한정됐다. 해외 직구 관리 방안이 있나.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들여오는 것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 단, 본인의 차량에 품질기준에 적합한 것을 넣어야만 정상가동한다. 앞서 말씀드렸던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되는 물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요소수 매점매석으로 현재까지 적발 및 고발된 건수, 확인된 요소수는 얼마인가.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지난 8월 말까지 요소 수입량을 보면 적어도 올해 말까지 요소수가 크게 부족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 불안심리 때문에 매점매석하거나 사재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4~5일간 합동 단속반을 가동한 결과 신고 건수가 544건, 현장 점검이 131건이다. 이 중 요소 수입업체 S사에서 3000t(차량용 요소 2000t) 정도를 찾았다. 차량용 요소수로 환산하면 6000t 정도다. 부산 지역 P서비스사, D목욕용품사, 인천 서구 E사 등에서 월 판매량 110%를 하는 양, 각각 142%, 280%, 359%를 초과한 요소수를 찾았다. 양은 각각 0.42t, 3.7t, 7.8t이다. 이 3개 업체는 고발 조치했고, 그에 따라 형사상의 벌칙이 부과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