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오만전 신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의 2015 호주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6분 터진 조영철(26·카타르SC)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대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1승·승점 3)은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호주와 나란히 1승을 기록했지만 골득실(한국 +1 호주 +3)에서 밀려 A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의 활약이 나빴다고 보지 않는다"며 "마지막 5분을 제외하면 후반전은 대체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회를 길게 볼 때 1-0으로 근소하게 이긴 것이 5-0 대승을 거둔 것보다 오히려 낫다"며 "모두의 시선이 우리 쪽에 쏠리는 것은 좋지 않다. 실수를 통해 단점들을 차근차근 보완해 가는 것이 더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조영철은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 자리에 볼키핑을 잘하고 기술이 좋은 조영철을 넣었다"며 "오늘 득점까지 했기에 그를 선발로 넣은 결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3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 경기 내용을 총평한다면.
"오만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 활약이 그렇게 나빴다고 보지는 않는다. 마지막 5분을 제외하면 후반전은 대체로 좋았다. 후반 시작 후 15~20분 정도 오만이 뒤로 물러나 있을 때 우리가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더 득점 할 수 있었으나 그때 득점하지 못한 게 아쉽다."
- 결과에 만족하나.
"대회를 길게 볼 때 어렵게 경기하며 1-0으로 근소하게 이긴 것이 5-0 대승을 거둔 것보다 낫다.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리고 우승 후보 얘기가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 차근차근 배우고 단점을 보완해 가게 된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수비가 다소 불안했는데.
"오늘의 수비 문제는 단순히 수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격수들이 볼을 받고 바로 빼앗겼다. 그렇게 하면 당연히 수비에 문제 생길 수밖에 없다. 수비수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온다. 공격수들이 볼을 더 침착하게 다루고 점유할 줄 알아야 한다."
-선발 출전한 구자철과 조영철을 평가한다면.
"구자철은 최근에 국내에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 나는 구자철의 재능과 능력을 신뢰한다. 구자철은 훈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가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믿었다.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것을 보면 나의 이런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근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볼 컨트롤 난조를 보였다. 원톱 자리에 볼키핑을 더 잘하고 기술이 좋은 조영철을 넣었다. 조영철이 득점까지 했기에 그 결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상대 거친 플레이로 김창수와 이청용이 다쳤는데.
"오늘 경고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대회 리듬을 찾는 것처럼 심판에게도 준비 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심판의 경고나 판정에 항의가 나오지 않고 악성 파울도 많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청용에 대한 파울은 경기장 밖에서 이뤄졌다. 심판이 이런 장면에서는 경고를 꺼냈어야 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대회를 향한 국민적 기대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공격진의 침착성이 전반에 좀 떨어졌는데 이것들은 부담이나 책임감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실수가 두려워서 소극적이고 위축된 경기를 하는 것이다. 전반에 보여준 플레이를 계속하면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안 들었다. 그러나 후반에는 측면 공격도 많이 하면서 활력을 찾았다. 선수들이 대회 기간에 잘못된 부분을 금방 고쳐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오만의 폴 르 갱 감독이 전반에 페널티킥을 하나 도둑 맞았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언제 무슨 일을 갖고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고 생각나는 게 없다."